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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량 상당, 몸싸움 없어 남녀 함께 즐기기 적당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27호 16면

“츄우욱~~텅~.”
공이 날아가는 소리에 착안해 추크볼이라고 이름 붙은 게임이 진행 중이다. 추크볼은 핸드볼을 변형시킨 종목이다. 그러나 경기방식과 규칙은 핸드볼과 큰 차이가 있다. 한 참가자가 발걸음을 세 번 옮긴 뒤 점프해 공을 던진다. 그가 던진 공이 경기장(40m×20m) 끝에 놓여 있는 정사각형 바운더(95~100㎝×95~100㎝)에 맞고 튀어나온다. 추크볼은 핸드볼의 골문 대신 바운더가 있다. 골키퍼는 없다. 이 바운더에 맞고 나온 공이 안전구역(반경 3m)을 넘어 바닥에 튕기면 득점이 인정된다. 그러나 바운더에 공을 맞히지 못하거나, 튄 공이 안전구역 안에 떨어지면 수비 팀이 1점을 얻는다. 수비가 튀어나온 공을 잡으면 공격권이 넘어간다.

추크볼 강습회 참가해 보니

공격 시에는 패스가 세 번까지 가능하다. 패스를 받은 사람은 3초 내에 슛을 하거나 패스를 해야 한다. 세 걸음 이상 걷는 것도 반칙이다. 수비는 공격 팀이 패스하는 공을 가로채거나 빼앗으면 안 된다. 몸싸움이 없어 남자와 여자가 섞여서 경기를 할 수 있다.
아직은 규칙에 익숙하지 않은지 곳곳에 엉거주춤한 모습의 참가자가 보인다. 룰을 숙지하지 못해 반칙도 꽤 나온다. 이때마다 대만에서 온 심판 코젠푸가 휘슬을 불어 추크볼 규정을 설명한다.

15분씩 3피리어드로 진행된 경기가 끝나자 참가자들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한국뉴스포츠협회(KNSA) 유진호씨는 “격한 몸싸움은 없지만 생각보다 운동량이 많은 스포츠”라고 설명했다.
실전 연습을 마치고는 코젠푸가 추크볼 지도법을 강의했다. 그는 “제가 여러분을 지도했듯 어린 학생들에게도 직접 뛰면서 느끼게 해야 합니다. 즐겁게 하는 것이 먼저고, 규칙 설명은 경기를 통해 하면 됩니다”고 강습 방법론까지 제시했다.

16일 서울교대 체육관에서 열린 국제 추크볼 강습회 풍경이다. 코젠푸 코치가 한국의 일선 체육교사와 뉴스포츠 지도자 등을 상대로 추크볼 지도법을 알려줬다. 박석규 KNSA 기획이사는 “대만은 추크볼 최강국이다. 세계대회 때마다 대만이 유럽의 강팀들을 제치고 1위를 한다”며 “대만은 국가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뉴스포츠에 대한 연구도 많이 이뤄져 있어 강사로 코젠푸를 초빙하게 됐다”고 말했다.
KNSA는 추크볼 보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KNSA의 김영민씨는 “우리가 주력으로 밀었던 티볼의 인지도는 많이 올라갔다. 그 다음으로 추크볼 저변확대가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선 교사들로부터 추크볼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와 이런 강습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국제 추크볼 강습회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참가자도 더 다양해졌다. 강습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20대 대학생부터 쉰이 넘은 선생님까지 30여 명이 모였다. 추크볼 활용 방안도 취업준비에서 교육, 심리치료까지 다양했다.
뉴스포츠 지도자 자격증을 땄다는 이지나(22·단국대)씨는 교사 임용을 준비 중인 대학생이다. 그는 “강습회를 통해 추크볼 규정을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책으로 공부할 때와 체험을 통해 배우는 건 차이가 크다”고 참가 배경을 얘기했다.

경북지역 초등학교에서 체육 지도자로 있는 우병훈(33)씨는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뉴스포츠를 아이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호기심이 강한 아이들은 새로운 규칙의 스포츠를 좋아한다”며 “이전까지 체육 수업은 공 하나만 던져 주고 축구나 다른 구기 종목을 하게 했다. 그러면 소외되는 아이들이 있었다. 추크볼같이 격하지 않은 소프트 스포츠를 하면 아이들의 호응도 좋다”고 말했다.
김의창(33) 공주 신월초 체육교사는 “추크볼과 스포츠 찬바라, 티볼 등 소프트 스포츠를 심리치료에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규교과 과정에서 체육시간이 줄어 아이들의 욕구불만이 쌓이는 것 같아 걱정이라는 김 교사는 “소프트 스포츠를 이용한 심리치료를 연구 중이다. 기존 심리치료는 미술과 음악, 놀이 치료에 한정돼 있었는데, 소프트 스포츠를 이용한 체육 치료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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