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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추억 담긴 커플링, 결혼반지로 재탄생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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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결혼한 안현찬(32)·남궁지희(28·여)씨 부부는 연애 시절 끼던 커플링으로 결혼반지를 만들었다. 지희씨가 입은 웨딩드레스도 한지로 만든 것이다.

“7년 가까이 끼면서 정이 들대로 들었거든요. 새로 결혼반지를 하게 되면 그냥 서랍 속에 처박히게 될 걸 생각하니까 마음이 좀 짠하더라고요.”

지난해 12월 결혼한 안현찬(32)·남궁지희(28·여)씨 부부는 연애시절 추억이 담긴 커플링을 활용해 결혼반지를 만들었다. 처음부터 그럴 생각은 아니었다. 예물 상담을 받으러 다니는데, 가는 곳마다 “비용을 깎아줄 테니 목걸이와 귀걸이까지 세트로 맞추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평소 액세서리를 많이 하지 않는 지희씨는 그게 지나친 사치처럼 느껴졌다. 그러던 중 갖고 있던 원석이나 반지를 새롭게 디자인해 만드는 ‘리사이클링 예물’에 대해 알게 됐다.

“전에 끼던 반지도 계속 낄 수 있고, 본인에게 정말 필요한 액세서리만 더해도 된다고 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게 됐어요.” 지희씨의 예물 리폼을 맡은 보나젬의 박유경 대표는 “넓은 의미의 ‘재활용’ 개념이면서, 개인으로 볼 때는 역사를 물려받는 의미가 된다”며 “외국에서는 이미 정착된 결혼 문화”라고 말했다.

지희씨는 예물뿐 아니라 드레스·피로연 등 결혼식의 전 과정을 ‘친환경’으로 꾸몄다. “드레스를 한지로 만든다기에 과연 예쁘게 나올까 싶었어요. 반신반의하는 심정으로 유심히 살펴 봤는데, 디자인이나 질감이 일반 웨딩 드레스랑 거의 차이가 없더라고요.”

이들처럼 에코웨딩에 대해 관심을 갖는 예비부부들이 늘면서 가전이나 가구 등도 ‘친환경’ 혼수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전력소비 없이 필터만 사용하는 무전원 정수기를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에어컨 전면에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전력 사용량과 전기료를 계산해 보여주는 제품을 출시했다. 환경부에서 인증받은 녹색제품을 모아 소개하는 매장도 있다. 삼성 디지털프라자는 올해부터 서초점과 불광점을 디지털 녹색매장으로 지정해 시범운영 중이다.

중앙일보와 환경부가 함께하는 ‘에코웨딩 프로젝트’에 동참한 가구업체 리바트는 프로젝트에 선정된 10쌍의 커플에게 자사의 친환경 장롱을 제공하기로 했다. 제조 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을 줄여 환경부로부터 녹색제품으로 인증받은 가구다. 최종민 리바트 홍보팀장은 “겉치레와 과시용으로 퇴색돼가고 있는 결혼의 진정한 의미를 에코웨딩 프로젝트로 되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예지 행복동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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