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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경주 ‘관광 유엔총회’ 주목해야 할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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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김철원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학장

K팝 열풍이 일본에 이어 파리·로스앤젤레스 등으로 확산하면서 한국 문화의 매력이 세계 젊은이들을 사로잡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개최에 이어 2018 겨울올림픽 유치의 성공으로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가 그 어느 때보다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업들도 정보기술(IT)·자동차·조선을 필두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한국 특유의 스타일로 문화·스포츠, 국제정치, 경제 등 전방위적으로 글로벌 리더십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하버드대 조셉 나이 교수의 하드파워나 소프트파워와 같은 국제관계 현상 속의 패권과 리더십에 관련한 개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국제사회의 정치·외교·경제 분야뿐 아니라, 스포츠·문화의 영향력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위상이 제고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다른 분야의 이질적 요소와 융복합화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키워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로 사람을 모이도록 하는 ‘관광’이다. 이제 관광은 정치·경제·문화·스포츠 등 모든 분야와 연계해 국가적 이미지 제고와 경제적 이익 창출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다. 관광은 신(新)한류를 승화시킬 수 있고, 지구적 어젠다를 현실적으로 다루는 창조적 도구가 될 수 있다.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의 감격도 이런 관점에서 관광대국을 만드는 지혜로 전환되어야 노르웨이의 릴레함메르처럼 올림픽 개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개최지의 전철을 밟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관광의 역할이 증폭되는 가운데 오는 10월 8일부터 14일까지 경주에서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제19차 총회가 열린다. 유엔세계관광기구는 유엔 산하기구 중에서 관광분야에 특화된 국제기구로서 전 세계 154개국의 관광 부문 정부 부처가 정회원이다. 한국은 2001년 이 총회를 일본과 공동 개최했지만 이번에는 단독으로 개최권을 따냈다.

 경주 총회의 주제는 ‘지속 가능한 관광’이다. 각국의 관광장관과 기업·협회의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관광산업을 통한 경제성장과 사회문제 해결, 생태 및 환경 보호에 관한 전 지구적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관광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장이 될 것이다. 경주 총회를 계기로 한국 관광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야 한다. 한류가 동서양 팝 문화에 내재된 이질적인 요소의 융합으로 독창적인 매력을 창조해 전 세계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듯 한국의 관광 또한 세계인이 감탄할 매력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총회가 경주 지역에 미치는 직접적 경제 파급효과는 약 1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국가 관광산업의 경제적 효과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관광은 일자리 창출, 여가를 통한 삶의 질 향상, 지속 가능한 개발을 통한 동반성장과 같이 경제·사회·환경 모든 분야에 걸쳐 전 지구적인 핵심 의제들을 논의할 수 있는 분야다. 제19차 유엔세계관광기구 총회를 통해 관광이 국제사회에서 더 높은 우선순위의 어젠다로 재조명되길 기대한다. 특히 한국의 고대문화, 문화전통, 음식을 대중가요를 비롯한 대중문화와 융합시킨 새로운 국가 관광전략을 이번 기회를 통해 선보임으로써 관광 대한민국 성공모델의 단초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김철원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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