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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상품 길라잡이] 원금보장형 ELS도 중도 환매 땐 손실 볼 수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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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김희주
대우증권 상품개발부 이사

주가연계증권(ELS)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한 주가폭락으로 큰 손실을 봤던 ELS 투자자가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아예 없어진 듯했던 ELS의 5월 발행 규모가 3조8560억원을 기록하며 2008년 6월 이후 2년11개월 만에 사상 최대치를 뛰어 넘었다. 발행 건수(1559건)도 ELS 관련 통계가 집계 이후 월별 발행건수 기준으로 최대를 기록했다.

 ELS는 증권회사가 발행하는 증권으로 예금처럼 미리 정해진 금리를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정한 주가지수나 주식과 같은 기초자산의 상승이나 하락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ELS는 원금은 보장되면서 기초자산 상승분의 일정 비율을 수익으로 챙기는 넉아웃(Knock-out)형, 일정조건을 만족하면 사전에 정한 수익과 원금을 지급하고 만기 또는 만기 전에 상환되는 조기상환형 등이 있다.

 현재 팔리고 있는 ELS는 대부분이 조기상환형이다. 조기상환형은 기초자산의 가격이 오르지 않고 발행 당시의 가격을 유지하는 경우나 일정 수준 하락하는 경우에도 연 10% 이상의 고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최근처럼 변동성이 크고 횡보하는 장에서 주목받아 온 상품이다. 직접 투자에 불안감을 느끼는 투자자가 지수 상승의 효과를 일정 부분 누릴 수 있는 데다 조정장에서도 수익을 내는 ELS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장점에도 기초자산의 가격이 -40%나 -50%와 같은 일정한 한계선(하방 배리어) 아래로 한 번이라도 내려가면 만기 때는 하락폭만큼 손실을 입게 된다. 또한 만기 때 원금과 3년간의 이자를 한꺼번에 받을 경우 본의 아니게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돼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

 ELS 수요가 늘면서 증권사별로 다양한 구조의 상품이 출시되며 투자자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기초자산의 가격이 하방 배리어 아래로 내려가면 큰 손실을 보는 문제점을 줄이기 위해 안정성을 강화한 ‘세이퍼(Safer) ELS’가 나왔다. 보통의 ELS는 발행 직후부터 하방 배리어 아래로 내려가면 손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세이퍼 ELS’는 가입 후 2년까지 유예기간을 둬 주가가 하방 배리어 아래로 급락하더라도 손실 상황에서 수익이 고정되지 않도록 한 상품이다.

 지수가 반등할 경우를 대비해 수익성을 키운 상품도 등장했다. ‘스텝다운 플러스 알파 ELS’의 경우 1차 조기상환 때는 일반 스텝다운 상품처럼 고정된 수익률을 주지만, 2차~만기 상환 때는 기초자산의 상승분만큼 추가수익률을 지급하는 구조로 돼 있다. 최근의 경향을 반영해 매월 일정금액을 지급하는 월지급식 ELS도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변동성 장세에서 투자자가 주목하는 ELS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ELS는 파생상품의 성격을 가진 만큼 투자 전 수익구조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하는 동시에 하방 배리어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작은 우량한 자산에 기초한 ELS를 선택해야 한다. 원금보장형 상품이라도 중도 환매 시 투자원금에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시장전망과 투자기간에 대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

김희주 대우증권 상품개발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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