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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 아닌 절망버스 … 오지 마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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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한진중공업 임직원과 협력업체 임직원 500여 명이 13일 부산시 영도구 봉래동 영도조선소 정문 앞에서 제3자의 부당간섭과 3차 희망버스 행사 중단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송봉근 기자]


13일 부산시 영도구 봉래동 로터리 주변 도로. 곳곳에 벽돌이 쌓여 있고 지린내가 진동을 한다. 주민 김성호(45)씨는 “하루 종일 물로 씻어냈는데도 악취가 가시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등 60여 개 단체들로 구성된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와 야당 정치인들의 대규모 주말시위가 지나간 한진중공업 주변 모습이다. 부산시 영도구는 2차 희망의 버스가 다녀간 뒤 11, 12일 이틀 동안 공무원과 주민들을 동원해 펼침막 100개와 쓰레기 30t을 치웠다.

 한 달 안에 3차 희망의 버스가 온다는 소식에 부산지역 사회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허남식 시장

 허남식 부산시장과 제종모 시의회 의장, 신정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어윤태 영도구청장 등 부산지역 인사들은 이날 오후 부산시청 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희망의 버스는 오지 말라”고 요구했다. 허 시장은 “노사가 합의를 한 이상 노사에 맡겨야지 더 이상 외부세력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 부산지역 경제가 어려워지고 시민불편이 가중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어윤태 영도구청장은 “희망의 버스가 지나간 뒤 뒤처리를 지휘하면서 ‘이거는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11개 동 주민자치위원장들이 모여 ‘영도구민이 봉이냐, 또 희망의 버스가 오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라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 제종모 부산시의회 의장은 “말이 희망이지 절망의 버스다. 노사가 합의했는데도 외부에서 개입하는 것은 잘못이다. 정치인들은 국회에 계류된 9000여 개의 법안이나 처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진중공업 노사는 4일 결의대회를 연 뒤 1400여 명의 임직원이 정상 조업을 하고 있으나 회사 내 크레인에는 김진숙(50·여)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과 해고근로자 4명 등 5명만 점거농성을 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노사는 정리해고를 둘러싼 대립으로 190일간의 총파업·직장폐쇄에 들어갔다가 지난달 27일 협상을 타결했다.

부산=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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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부산시 시장

194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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