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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도시’ 당진, 내년부터 시 승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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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당진군 출범 117년 만에 가장 큰 경사입니다.” 이철환(65·사진) 당진군수는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충청남도 당진시 도농복합형태의 시 설치 등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자 이렇게 말했다. 이 법률이 마련됨에 따라 당진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가 된다. 당진은 고종 32년인 1895년에 군이 됐다.

 지난해 말 현재 당진군의 인구는 14만4903명. 서산시의 16만468명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논산시의 12만7507명, 공주시의 12만4930명, 보령시의 10만7346명보다는 훨씬 많다. 당진군의 지난해 예산 규모 역시 5467억 원으로 서산시의 4865억 원, 공주시 4551억 원을 능가했다. 당진은 철강산업을 중심으로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이 바람에 2004년부터 해마다 인구가 3000∼6000명씩 증가했다. 당진에는 현대제철을 포함▶현대하이스코▶동부제강▶동국제강▶환영철강▶휴스틸 등 6개 철강회사가 있다. 2005년부터 당진에 둥지를 튼 기업은 1000개가 넘는다.

 현행 지방자치법상 시 승격 요건은 군 전체 인구가 15만 명을 넘거나 5만 명 이상의 도시형태를 갖춘 지역(읍)이 있으면 가능하다. 당진읍의 지난해 말 기준 인구는 5만232명으로 시 승격 요건을 갖췄다.

 당진군은 민종기 전 군수가 재직하던 2007년 9~12월 ‘위장전입’ 방법으로 시 승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위장전입 사실이 들통 나는 바람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이 군수는 “당진이 시로 승격하면 철강산업 인프라를 중심으로 급속히 성장할 것”이라며 “인구 50만을 수용할 수 있는 도시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당진이 시로 승격하면 당진읍은 3개 동으로 나뉜다. 이럴 경우 행정구역은 합덕·송악읍 2개 읍과 9개면, 3개 동이 된다. 공무원 정원은 현 782명에서 910명으로 늘어난다. 총무사회·산업도시·의회사무국 등 3개 국(局)이 생긴다. 당진군 오성환 기획실장은 “시 승격으로 각종 인·허가와 문화, 복지, 교통 등 급증하는 행정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진군은 시 승격에 대비해 새 청사도 지었다. 당진읍 수청리에 1186억 원을 들여 지상 8층 규모(2만4795㎡)로 짓는다. 군은 8월 새 청사에 입주, 시 승격을 준비한다.

 반면 주민 세금부담은 다소 늘어난다. 개인 균등할 주민세는 현재 3300원에서 1만원 이내로 조정된다. 면허세도 시내지역은 1종 1만8000원에서 3만원, 2종 1만2000원에서 2만2500원으로 각각 오른다.

 또 시내(읍)지역은 농어촌지역 고교생 대학입학 특례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단, 농어촌지역 대입특례는 시 승격 당시 재학생이 졸업할 때까지는 현행대로 유지된다. 구자생 당진노인회장은 “세금부담이 는 만큼 주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복지 혜택도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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