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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선임기자 인터뷰] 김두식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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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이철희
사회선임기자

1982년 3월 1일, 세종합동법률사무소가 문을 열었다. 신영무 변호사(대한변협회장)가 설립자로, 하죽봉·최승민 변호사가 파트너로 참여했다. 사법연수원을 갓 마친 김두식 변호사는 영입변호사 1호로 세종에 뛰어들었다. 4명이 시작한 세종은 비약적 발전을 거쳐 지금은 276명의 변호사를 거느린 국내 대표적 로펌으로 성장했다. 법무법인 세종엔 수식어가 붙는다. ‘국내 최초’가 그것이다. 해외증권 발행, 교환사채 발행, 신탁방식 자산유동화, 주택저당채권 해외유동화 등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업무의 법률자문을 세종이 국내 최초로 수행했다. 한국 자본시장 선진화에 큰 족적을 남긴 것이다. 세종이 금융·통상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로펌으로 평가받는 데는 신영무·김두식 전·현 대표변호사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소통과 민주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세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고 있는 김두식 대표를 법률시장 개방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만났다.

글=이철희 사회선임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 국회에서 오늘 고위직 공무원은 퇴직일로부터 2년간, 퇴직 전 5년 내 소속됐던 부서의 업무와 관련있는 법무법인 등에 취업하지 못하게 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대형 로펌들 입장에선 곤혹스러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달 열린 공정사회 토론회에 로펌 대표로 참석했습니다. 당시 발언을 통해 ‘국민의 정서를 헤아려야 한다’며 개정안에 대한 찬성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국내 로펌 진출길이 막힌 고위공직자들이 법률시장 개방으로 들어온 외국 로펌에 몰릴 수 있으므로 역차별을 막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개정안 시행에 앞서 이런 문제 등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됨에 따라 국내 법률시장이 개방됩니다. 어떻게 대비하셨습니까.

 “시장개방을 로펌 운영의 합리적인 쇄신과 해외업무 확대를 통한 발전의 기회로 생각하고 대비해 왔습니다. 내년에 변호사 300명을 넘게 되면 규모 면에서 어떤 업무도 처리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게 됩니다. 질적인 면에서는 분야별 전문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해 금융·인수합병(M&A) 분야에선 아시아 최고 로펌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했고, 공정거래 등에서도 국내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또 국내기업들의 해외진출에 발맞추어 해외시장을 개척해 왔습니다.”

 - 해외시장 개척과 함께 국경을 넘나드는 기업 인수합병(cross-border M&A) 거래에 대한 법률자문이 법률시장 개방 대책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크로스보더 딜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세종의 비책이 있습니까.

 “크로스보더 딜에서는 국내 대형 로펌들과 외국 로펌들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세종은 크로스보더 딜을 처리할 수 있는 변호사들을 꾸준히 육성 또는 영입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의 로펌들과 친구관계(Best friends)를 구축해 어디에서 M&A가 벌어지더라도 처리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독일에 개설될 사무소도 한·유럽 간 크로스보더 M&A업무 수행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최근 정치권과 대기업이 국민연금의 기업 경영권 개입, 물량 몰아주기, 반값 등록금 등의 이슈를 놓고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정치권과 대기업 간의 충돌은 문제의 본질을 벗어나 감정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정치권의 반값 등록금 논의 등에 대해 장기적 관점에서의 비전이 결여된 포퓰리즘이 아니냐고 지적한 것은 적절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지도자라고 한다면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데 있어 분출되는 목소리에 영합할 게 아니라, 국가가 장기적으로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의 관점에서 심사숙고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그런 지도자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재벌이나 대기업도 물량 몰아주기 등과 같은 부당한 기업관행에 대해선 스스로 시정하고 국민들의 상실감을 해소해 주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세종은 국내 로펌 중 최초로 서구식 파트너십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의 특징과 함께 다른 로펌과 비교해 세종만의 장점을 설명해 주시죠.

 “세종이 파트너십을 도입한 것은 1980년대 중반부터입니다. 실질적인 파트너십으로는 국내 최초지요. 이때부터 세종은 한 사람의 소유가 아니라 도제(徒弟)식 훈련을 거쳐 성장한 변호사들을 파트너로 영입해 공동소유, 공동경영을 하는 현대식 로펌 운영모델을 도입했습니다. 이런 경영구조 때문인지 세종은 구성원들 간의 관계가 권위적이지 않고, 활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민주적인 분위기가 특징입니다.”

 -세종이 내세울 분야별 스타변호사들이 있을 텐데, 어떤 분들이 계십니까.

 “누구를 스타라고 특정하는 것은 어렵지만, 금융 분야에서 송웅순·허창복·김상만·조영희 변호사, M&A에 김범수·이창원·송창현·이성훈 변호사, 공정거래 분야에서 임영철 변호사, 부동산거래에서 이경돈·이용우 변호사, 송무의 허만·강신섭·오종한 변호사, 지적재산권(IP)의 문용호·박교선·임보경 변호사, 형사에서 명동성·염동신 변호사, 노동분야에서 기영석 변호사 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

 -공익위원회(Pro-Bono Committee)를 만들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까.

 “공익활동단체로 ‘세종 사랑나눔회’를 가동하면서, 소외계층이나 약자를 위한 ‘재능기부’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 및 탈북청소년, 낙태반대운동연합 등을 위한 무료 법률 상담 및 운영비 지원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공익활동을 더욱 강화할 방침입니다.”

김두식 (55) 대표변호사는 국내 독보적인 통상전문가다. 그는 정부 대표로서 ‘GATT 철강협상’ 등 수많은 정부 간 통상협상에 참여해 국익을 챙겼다. EU가 2002년 “한국 정부의 보조금 때문에 피해를 보았다”며 국내 조선소를 상대로 낸 6조원의 국제소송 당시 김 대표는 치밀한 논리를 앞세워 유창한 영어로 변론을 펼쳐 승소한 사건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서울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80년 사법시험(22회)에 합격했다. 곧바로 세종에 영입된 뒤 미국 시카고 로스쿨에서 법학석사 학위와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딴 뒤 국제투자·국제통상·M&A 분야 등에서 괄목할 성과를 이뤄냈다. 한국무역구제포럼 회장과 대한중재인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좋아하는 음식 나물반찬에 굴비구이
●즐겨 입는 양복 LG패션
●즐겨 신는 구두 에스콰이아
●넥타이 페라가모(붉은색 계통)
●즐겨 마시는 술 공식적으로 안 마심
●자주 찾는 음식점 코리아나 일식집 사카에, 순화동 분식집
●애장서 성경, ‘하나님의 정치’
●승용차 에쿠스 380
●좋아하는 운동 골프 20년, 등산
●좌우명 선을 행하고 선한 사업을 하며 나눠주기를 즐거워하며 너그러운 사람이 되자(디모데전서 6:18)

세종은 …

2010년 2월: 중국 상하이사무소 개설

2010년 1월: 법무법인 에버그린 통합

2006년 9월: 김두식 대표변호사 취임

2006년 1월: 중국 베이징사무소 개설

2005년 3월: 세종북경투자자문 유한회사 설립

2001년 1월: 열린합동법률사무소와 합병

1997년 7월: 법인 전환(법무법인 세종)

1982년 3월: 세종합동법률사무소(SHIN&KIM) 개소

● 변호사 수

276명(한국변호사:233명, 외국변호사:43명)

● 운영철학

-최대보다는 최고의 로펌

-사회적 공익성을 중요한 가치로 삼는 로펌

-Excellence(최고), Leadership(리더십), Community(사회)를 핵심가치로 하는 로펌

중앙경제가 신설한 Law & Biz 면은 기업 활동과 직결된 법률 정보와 법정 이슈를 다룹니다. 법률시장 개방의 파장과 국내 로펌들의 대응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관련 정보나 행사·동정이 있으면 lawnbiz@joongang.co.kr의 문을 두드려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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