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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고 싶다”는 가이트너 … 후임은 월가 대변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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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티머시 가이트너(Timothy Geithner) 미국 재무장관의 사퇴설이 불거지자 벌써부터 후임자에 대한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다. 가이트너는 최근 백악관과 의회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정부 부채 한도 증액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장관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고 미국 언론이 지난달 30일 일제히 보도했다.

 가이트너의 뒤를 이을 가장 유력한 후보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가 꼽힌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1일 다이먼을 “재무장관 후보 가운데 강력한 다크호스”라고 꼽았다. 씨티은행 출신이었던 그는 샌포드 웨일 전 회장에게 잘못 보여 씨티를 떠난 뒤 시카고로 활동무대를 옮겼다가 시카고가 근거지였던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다이먼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가이트너 장관과 담판을 통해 베어스턴스를 인수하는 수완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월가 때리기에 나선 오바마 정부를 향해 “과도한 신규 규제로 경제성장을 굼뜨게 만든다”고 쓴소리를 해 ‘월가의 대변인’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는 평소 “공직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으나 오바마의 제의를 받으면 장관직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고 폴리티코가 분석했다.

 다른 후보로는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셰릴 샌드버그(여)가 부상하고 있다. 애틀랜틱와이어에 따르면 샌드버그는 오바마 정부 출범과 함께 백악관의 국가경제회의(NEC) 의장을 맡았던 래리 서머스의 최측근 인물이다. 샌드버그는 빌 클린턴 행정부 때 서머스 재무장관의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하버드대에서 수학할 때도 서머스 밑에서 논문을 썼다. 1990년대 초에는 서머스를 따라 세계은행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는 친(親)시장 성향으로 꼽혀 금융권에서도 호의적 반응을 얻고 있다.

 백악관의 잭 류 예산관리국(OMB) 국장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류 국장은 민주당 소속이면서 두 차례의 상원 인준 과정에서 공화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인물이다. 현재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 예산과 세금, 재정지출, 부채 문제 등에 관해 그만큼 해박한 지식을 갖춘 인물을 찾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이 밖에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개리 겐슬러 의장, 진 스펄링 백악관 NEC 의장, 클린턴 정부 때 대통령 경제자문역을 맡았던 로라 타이슨 등도 거론된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제이미 다이먼(55)=글로벌 금융그룹인 JP모건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은행가다. 티머시 가이트너 후임으로 재무부를 맡을 가능성이 가장 큰 인물로 꼽혔다. 하지만 월가의 대변인을 자임하며 오바마의 금융개혁(규제 강화)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셰릴 샌드버그(42)=소셜네트워킹 회사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경제팀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로런스 서머스 사단의 일원이다. 그는 전 국가경제위원장인 서머스가 하버드대 교수로 있을 때 제자였고 재무장관으로 일할 땐 보좌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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