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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부패 척결 강조는 공산당 위기 상황 반영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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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후진타오(胡錦濤·호금도·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경제 발전과 사회 안정을 중국 공산당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으면서 반(反)부패를 강조한 것은 중국 공산당이 처한 위기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후싱더우(胡星斗·호성두) 베이징 이공대 교수는 후 주석의 연설에 대해 “전체적인 톤은 위기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말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후 교수는 “중국 공산당은 권위주의 체제를 통해 경제적 성장을 가져다 주거나 사회적 안정을 유지할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앞으로 권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후 주석은 지난 1일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을 통해 생중계된 공산당 창당 9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중국 공산당이 장기 집권을 하는 상황 속에서 부패가 자생할 위험이 있다”며 “부패를 적극 처벌하고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것은 당의 존망과 직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부패 운동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부패를 효과적으로 다스리지 못하면 당은 인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당내 반부패 운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벌여 당의 순결성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민주가 없으면 사회주의도 없다”며 “아직 완전하지 않은 중국 민주제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국 정부는 후 주석이 제시한 부패 척결과 마르크스·레닌 사상 등 사회주의 이념을 바탕으로 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건설 등을 이행하는 후속 작업에 착수했다고 신화통신이 3일 보도했다.

공산당 중앙판공청은 1일 통지문에서 “사회 각 부문은 후 주석의 창당 90주년 기념 연설에서 제시한 주요 정신을 학습하고 관철하라”며 “신문·방송 등은 창당 이후 90년간 당이 이뤄낸 성과와 함께 주석의 강연 내용과 정신에 대한 홍보 선전 활동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후 주석의 창당 90주년 강연은 팸플릿으로 제작돼 전국 각지에 배포되고 있다.

 저우융캉(周永康·주영강)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임위원도 2일 “검찰·법원·경찰 등 사법기관들은 후 주석의 연설을 자세히 연구해 갈수록 복잡해지는 사회 분쟁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고 시의적절하고 현실적인 방법으로 사회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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