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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년 후 '비밀의 키' 쥐고 환생한 하루살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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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사이언스데일리]

최소 100만 년 전, 한 하루살이가 있었다. 재빨리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으려는 순간, 나무 수액에 달라붙어 죽음을 맞이했다. 입도 없어 마음껏 먹지도 못하는 하루살이인데 종족 번식도 못하고 이렇게 허무하게 가다니….

하지만 이 하루살이의 죽음은 헛되지 않았다. 오늘날 과학자들에게 고대 생태학의 단서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미국 오레곤 주립대 생물학자 조지 포이나 교수팀은 최근 멸종된 하루살이 표본을 찾아냈다. 미얀마 후카나 계곡에서 발견한 것인데 97만~1억1000여 년 전에 생성된 것이다. 포이나 교수는 이 하루살이에 벤투포모사(Vetuformosaㆍ라틴어:오래된 아름다움)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이 하루살이가 특별한 이유는 현재의 하루살이 종에는 없는 긴 더듬이와 산란관이 있기 때문이다. 포이나 교수는 "산란관이 있었다는 것은 특정 서식처나 특정 물질 위에 알을 낳았다는 증거”라며 “현재 하루살이의 산란관이 퇴화된 것은 특정 서식처나 물질이 사라진 것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산란관이 있는 곤충은 개천과 어류 생물학을 연구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요건”이라며 “이 하루살이는 고대 생태 체계와 현재는 사라진 곤충, 이들의 상호작용 등을 밝힐 귀중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 한 관계자는 과학잡지 사이언스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하루살이는 어둠이 내리면 종족 번식의 임무를 마치고 자연으로 돌아가는데 벤투포모사의 임무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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