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비즈 칼럼] 브랜드 파워를 K팝처럼 키우려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곽동운
KOTRA 정보컨설팅본부장

요즘 유럽에서 K팝 열풍이 불고 있다. 진원지가 세계 문화예술의 중심지인 파리와 팝의 본고장인 런던이라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1964년 비틀스가 미국에 첫 콘서트를 열었을 때 미국 젊은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요즘 유럽 젊은이들은 한국 가수들의 노래와 몸동작에 매료되고 있다.

 유럽은 인구 5억 명에 지역 내 총생산이 16조 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시장이다. 14조 달러의 미국시장보다 크다. 그런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 1일을 기해 잠정 발효됐다. FTA로 인해 관세가 철폐됨으로써 EU 시장에서 우리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시장 점유율도 올라갈 것이다. 그동안 경쟁국 제품을 구매하던 EU 바이어들도 FTA를 계기로 한국 상품을 사겠다고 했다. KOTRA가 EU의 342개 바이어들에게 설문을 했더니, 58%가 ‘FTA가 발효되면 한국산 수입을 확대하거나 거래선을 한국기업으로 전환할 것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EU 시장에서 우리의 최대 경쟁상대인 일본과 중국이 아직 EU와 FTA 협상조차 시작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상당기간 우리는 경쟁국 대비 비교우위를 확보한 셈이다.

 관세 인하에 따라 중소·중견기업이 혜택을 볼 수 있는 품목도 상당하다. LED 조명기기, 위성방송수신기, 폐쇄회로TV(CCTV) 카메라, 산업용 장갑, 편직물, 도자기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FTA로 인한 관세 감면 효과를 100% 활용하려면 브랜드 파워가 약한 중기들은 가격경쟁력뿐만 아니라 납기단축, 애프터서비스(AS) 개선 등의 경쟁력도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 유럽에 유통망이 없다면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위치한 KOTRA 공동물류센터 이용을 검토해 볼 만하다. 유럽으로 연간 전구 200만 달러어치를 수출하는 한 회사는 이 물류센터를 활용해 두 달 넘게 걸리던 납기를 일주일 이내로 단축하고, 운송비도 40%가량 절감할 수 있었다.

 EU와의 FTA를 수출 확대 기회로 활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에 그쳐서는 안 된다. 유럽에서 ‘메이드인 코리아’의 이미지를 ‘유행과 문화를 선도하는 상품’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곽동운 KOTRA 정보컨설팅본부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