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국내업체 M&A때 환경문제 거론

중앙일보

입력 2002.02.23 13:04

업데이트 2006.06.29 00:33

외국기업들이 한국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과정에서 지역주민들로부터의 소송 등을 우려해 환경실사보고서 등을 요구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부 국내업체는 매각가격을 대폭 깎인 것으로 알려져 이 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23일 환경부와 김&장 법률사무소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로 들어간 지난 97년말부터 지난 1월말까지 한국업체에 대한 외국업체들의 M&A 사례 1백여건을 분석한 결과 해당 외국업체들이 인수대상 기업 공장부지의 토양오염 실태, 대기.수질 오염배출실적, 폐기물 처리현황 등을 요구했다.

H그룹의 한 계열사는 작년 외국업체와의 매각협상 때 석유화학 공장 부지 내 지하탱크 인근지역에서 유기용제로 인한 토양과 지하수 오염 사실이 밝혀지자 상대업체로부터 오염지역 복원을 요구받았다.

상대업체는 또 한국에서는 토양오염물질로 규정되지 않았지만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발암물질로 규제받고 있는 휘발성유기용제로 인한 오염문제까지 거론하는바람에 결국 가격이 대폭 깎여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외국업체도 국내업체와 M&A 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대기·수질 오염물질 배출 및 환경투자실적, 토양오염 실태, 과거의 환경소송 유무 등에 대한 자료까지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부 관계자는 "외국업체들이 환경문제를 매각조건의 1순위로 들고 나오는 것은 향후 지역주민들로부터의 집단소송 등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면서 "이를계기로 기업들이 환경오염문제에 더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shkim@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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