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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갓' 쓰고 열흘 넘게 출근…美서 한국 '갓' 바람이 분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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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YT 캡처]


패션 리더들이 가득한 미국 뉴욕에 최근 한국의 전통 갓이 신선한 아이템으로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메르세데스 벤츠 패션위크 2011 봄·여름 콜렉션'에서 패션 인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색적인 작품이 소개됐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유명 디자이너 캐롤리나 헤레라가 한복과 갓을 주제로 한 쇼를 선보인 것이다. 한복의 저고리와 치마를 현대적 느낌으로 응용한 의상 50여 벌이 소개됐다. 모델들은 의상 색깔에 맞춰 검은색과 베이지색 갓을 쓰고 등장했다. 동서양의 조화를 이룬 신비한 모습에 감동을 받은 관중들은 박수 갈채를 보냈다. 그는 여성적인 아름다움을 심플하면서도 세련되게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화 ‘섹스앤더시티’에서는 주인공 캐리가 캐롤리나 헤레라의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사진=AP]


당시 캐롤리나 헤레라는 "갓(Gat)은 과거 한국 남자들이 쓰던 것으로, 아주 훌륭한 모자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패션 관련 블로그에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멋진 작품"이란 찬사의 글이 잇따랐다. 한국의 ‘갓’이 세계 패션계에 신선한 화두로 등장한 순간이었다.
갓에 대한 열렬한 반응은 거리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뉴욕에서는 검정색 갓을 쓰고 출근하는 디자이너의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AP]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는 검정색 의상 일색인 뉴요커의 패션을 전하는 사진 기사가 실렸다. 패션 리더들이 모인 뉴욕에 오면 마치 상이라도 당한 듯 검정색 옷을 즐겨 입는 이들이 많다는 내용이다. NYT는 검정색 의상을 입은 멋쟁이들의 사진을 가득 실었다.

그런데 NYT가 특히 주목한 것은 검정색 갓에 모시 한복처럼 얇고 투명한 옷감의 시스루 저고리를 입고 있는 디자이너 티모시 존이었다. NYT는 그를 따로 소개했다. "아시아 의상을 좋아한다"는 그는 이 복장으로 열흘이 넘게 출근하고 있다고 한다. 존은 한국 전통 부채꼴 형상의 접이식 부채까지 손에 쥐고 있다.

김진희 기자

▶캐롤리나 헤레라 갓 패션쇼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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