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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남중국해 실탄 훈련” … 중국과 긴장 고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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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베트남 해군이 남중국해에서 실탄 사격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혀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훈련 해역이 베트남 영해이지만 중국과 한창 영유권 분쟁이 진행 중인 남중국해 일대이기 때문이다. 서태평양에서 작전 중인 미국 해군 제7함대는 이지스함을 남중국해에 배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베트남 해군 측은 “13일 6시간 동안 베트남 중부 꽝남성에서 남중국해로 약 40㎞ 떨어진 혼옹섬 주변 해역에서 베트남 해군이 실탄 사격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12일 보도했다.

베트남 외교부 응웬 푸엉 응아 대변인은 11일 “베트남 동해(남중국해)상에서 평화와 안정, 안보를 유지하는 것이 이 지역 안팎 모든 국가의 공통 관심사”라며 “국제사회의 모든 노력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미국 등 남중국해 안정에 직간접 이해가 있는 국가들이 나서 함께 중국 견제에 나서 줄 것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미 국무부 마크 토너 대변인은 “미국은 외교적 해결을 바라며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어떤 행동에도 반대한다”고 선을 그었다고 홍콩 언론이 12일 보도했다. 필리핀 일간지 필리핀스타는 11일 “미 해군이 남중국해의 항해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최근 이지스구축함 정훈함(DDG-93)을 남중국해 필리핀 해역 일대에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정훈함은 알레이버크급 유도미사일 구축함으로 이지스 방공망을 갖추고 있는 최신예 구축함이다. 이 함정은 제2차 세계대전 때 활약한 하와이 태생의 한국계 정훈 제독의 이름을 땄다.

12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와 경제 중심지인 호찌민에서는 각각 수백 명의 시민이 반(反)중국 시위를 벌였다. 하노이의 시위대는 베트남 국기와 ‘베트남의 영토를 침해하지 말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채 중국대사관에서부터 시내 중심가로 행진했다.

베트남은 지난해 10월 자국 해군기지인 캄란항을 잠수함 등 외국 군함에 개방한다며 중국의 제해권 강화 움직임에 맞불을 놨다. 캄란항은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건설한 군항이다.

 앞서 지난해 7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남중국해 관련 논쟁은 미국의 외교 우선순위이자 지역안보의 중심축”이라며 “미국은 이 바다에서 자유롭게 항해하고 아시아의 공동 수역에 제한 없이 접근하는 데 국가적인 이해를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남중국해가 중국의 주권 및 영토 보전과 관련된 핵심적 이해 수역’이라고 강조한 중국 당국에 대한 답변이었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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