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선수라면 의미 있는 뭔가를 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사이영 상을 받았을 때보다 더 영광스럽다.”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투수 존 스몰츠(44·사진1)가 2005년 ‘로베르토 클레멘테 상’을 받고 밝힌 소감이다. 투수가 받는 최고의 영예인 사이영 상보다 스몰츠를 더 기쁘게 한 이 상은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활약했던 로베르토 클레멘테(1934-1972)를 기리는 상이다. 클레멘테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으로 월드시리즈 MVP(1971), 내셔널리그 MVP(1966), 타격왕 4회를 기록하며 명예의 전당에 오른 선수다. 그는 라틴아메리카의 가난한 아이들을 돕는 많은 선행을 펼쳤다. 그러던 중 1972년 니카라과 지진 난민 구호품을 싣고 직접 니카라과로 가던 중 비행기 폭발로 숨졌다. 이후 MLB는 매년 가장 훌륭한 선행 선수에게 이 상을 준다. 스몰츠는 매년 자선 골프대회를 열어 애틀랜타 어린이 건강재단에 100만달러 이상을 기부했고, 삼진을 잡을 때마다 100달러씩을 지역 푸드뱅크 사업에 기부했다. 루게릭병 연구를 위해 450만달러의 기금을 조성하고, 삼진 1개당 100달러, 1승당 1000달러씩을 환자들을 위해 기부한 커트 실링(45)이 2001년 이 상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불우아동을 위해 선행을 펼친 팀 웨이크필드(45·보스턴 레드삭스)가 수상했다.

일본 프로야구도 매년 이와 비슷한 ‘골든스피릿 상’을 시상한다. 지난해 12회 수상자는 니혼햄 파이터스의 다르빗슈 유(25·사진2)였다. 그는 2007년 1승을 올릴 때마다 10만엔을 기부해 네팔과 캄보디아 등의 오지에 우물과 빗물정수탱크를 만들어줬다. 지난해에는 구제역 피해를 입은 미야자키현에 아웃카운트 1개당 3만엔을 기부했다.

미국 프로농구(NBA)에서는 디켐베 무톰보(45·사진3)가 대표적이다.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의 그는 고향에 2900만달러를 들여 ‘무톰보 병원’을 세웠다. 98년 그의 어머니가 열악한 의료환경 때문에 응급처치를 못 받고 숨진 이후 동료선수들과 함께 연봉을 모아 최빈국 의료지원에 힘썼다. 무톰보는 NBA에서 가장 선행을 많이 한 선수에게 수여되는 ‘J. 월터 케네디 상’을 두 번이나 받았고, 미국 대통령봉사상도 받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리버풀의 스티븐 제라드(31·사진4)가 지난 2월 자신의 이름을 단 자선재단 ‘SGF(Steven Gerrard Foundation)을 설립했다. 제라드의 재단은 앞으로 병과 장애, 가정 해체와 가난으로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을 도울 예정이다. 제라드는 “성공한 축구선수라면 적어도 도움이 필요한 다른 사람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바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루카스 포돌스키(26·FC쾰른)가 자신의 이름을 단 ‘루카스 포돌스키 재단’을 운영한다. 그는 독일과 폴란드의 장애아동·빈곤아동들을 교육하는 프로젝트들을 진행 중이다.

손지은 행복동행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