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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낙태반대운동 펴는 ‘천안문 여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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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모든 어머니들이 자긍심을 갖게 하고 (여성들이) 스스로가 사랑 받고 있다고 느끼도록 하기 위해 (여아 낙태 반대) 캠페인을 하고 있어요.”

1989년에 발생한 6·4 천안문(天安門)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학생 지도부에서 유일한 여성이던 차이링(柴玲·채령·45·사진). 미국에 살고 있는 그는 태아 성감별과 선택적인 여아(女兒) 낙태를 반대하는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최근 미국에서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다.

그는 ‘모든 소녀를 인정하라(All Girls Allowed)’는 의미를 가진 여성인권 단체 AGA를 만들었다. 중국·인도 등지에서 태어나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여아들의 비극을 없애기 위해서다. AGA는 딸을 양육하는 가난한 중국 여성들을 선정해 매월 20달러(약 2만1000원)씩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사범대 심리학과 석사과정 재학 중에 6·4사태가 터져 학업을 마치지 못했지만 전공인 아동심리학 지식을 활용해 아동 인권 보호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차이는 천안문 광장에서 7주가량 계속됐던 학생들의 단식농성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탱크를 동원한 정부에 의해 천안문 민주화 운동이 유혈 진압된 뒤 1990년 4월 홍콩으로 탈출했다. 프랑스를 거쳐 미국으로 거처를 옮겼다. 93년에는 컨설팅회사인 베인 앤 컴퍼니에 들어가 보스턴 지사에서 96년까지 근무했다. 98년 하버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도 마쳤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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