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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캐럴 화학물질 해외 반출은 통역 오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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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한·미 공동조사단이 고엽제 매립 의혹을 밝히기 위해 2일 경북 칠곡 ‘캠프 캐럴’ 기지 내 첫 조사를 시작 했다. 공동조사단 관계자들이 GPR(지표투과레이더)을 이용해 땅속을 탐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고엽제 매몰 의혹이 제기된 미군기지(경북 칠곡군 소재 캠프 캐럴) 안에서 첫 조사가 시작됐다.

 전문가, 지역주민 대표, 미군 관계자 등 20 여 명으로 구성된 한·미 공동조사단은 2일 캠프 캐럴 안에서 지표투과레이더(GPR)와 전기비저항탐사법(ER)으로 땅속에 화학물질이 담긴 드럼통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또 기지 안 지하수 관정 6곳에서 수질 시료를 채취했다. 공동조사단은 헬기장은 21일까지 조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D구역은 오는 15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조사가 이루어진다.

존슨 미8군사령관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세라 우 미 극동공병단 환경과장은 “GPR은 지하 깊이 5~6m까지, ER은 지하 10~15m까지 탐지할 수 있어 GPR이 투과되지 않는 장소는 ER을 보충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존 존슨 미8군 사령관은 “공동조사단의 첫 조사 이후 다른 방법으로 할 필요가 있을 경우 추가 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조사단 옥곤 한국 측 단장은 이날 오후 2시 칠곡 교육문화회관에서 군민 70여 명에게 “불도저로 파서 눈으로 확인하는 게 제일 좋겠지만 고엽제가 존재할 경우 2차 오염도 우려돼 단계적으로 접근한다”고 설명했다.

 존슨 사령관은 지난 1일 자신이 유영숙 환경부 장관에게 ‘D구역에 묻혔던 오염물질이 한반도 이외 지역으로 이전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 데 대해 “화학물질이 해외로 반출됐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된 것이 아직 없다”며 “한국 밖으로 나갔는지 여부도 아직 모른다”고 밝혔다.

 환경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1일 녹취된 내용을 분석한 결과 미국 측 통역사가 존슨 사령관의 발언을 유 장관에게 통역하는 과정에서 사실이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화학물질이 담긴 드럼통을 파내서 재포장한 후 한반도 이외 지역으로 반출 준비를 했다’는 존슨 사령관의 발언을 ‘고엽제가 79년에 반출돼 포장된 후 한반도 이외로 이전됐다’고 잘못 통역했다는 것이다.

 다른 미군기지 인근 지역에 대한 환경오염 조사도 본격화한다. 인천시는 3일부터 부평 미군기지(캠프 마켓) 주변 지역에 대한 환경오염 기초조사를 시작한다. 캠프 마켓 주변 지역 9개 지점에서 토양과 지하수 시료를 채취해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과 한국환경공단에 분석을 의뢰할 예정이다. 서울시도 7일부터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시내 미군기지 주변의 오염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대상은 용산기지 주변 등 10곳이다.

칠곡=송의호 기자,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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