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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악수술의 오해와 진실] ‘턱 깎는 수술’ 고난도 환자 10%는 감각·미각 잃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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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요즘 양악(兩顎)수술이 관심거리다. 턱 모양을 바꾸기 위해 위턱과 아래턱을 앞뒤로 움직이거나 깎는다. 양악수술을 전문으로 내세운 병원이 늘면서 코 성형만큼 흔한 수술이 됐다. 그러다 보니 턱 깎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 많다. 양악수술은 그러나 전신마취를 하는 대수술이다. 턱뼈와 씹는 기능·발음·얼굴모양을 고려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원래는 주걱턱이나 무턱·얼굴 비대칭을 치료하는 턱 교정술이다.

 얻는 만큼 잃는 것이 있다. 수술 후유증이다.

 턱뼈 주위에는 수많은 신경과 혈관이 지난다. 주의를 기울여도 잘못 건드리기 쉽다. 서울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최진영 교수는 “10명 중 1명이 신경손상을 겪는다. 수술 뒤 턱 감각이나 미각을 잃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번 손상된 신경은 회복이 어렵다. 장애는 평생 남는다. 윗니와 아랫니가 맞물리지 않는 부정교합도 발생한다.

 양악수술을 받은 뒤 코골이가 된 사람도 있다. 최진영 교수가 주걱턱 교정수술을 받은 환자 33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시간당 코를 곤 횟수가 평균 11회에서 38회로 늘었다. 엑스레이 촬영을 해보니, 수술받은 사람의 대부분이 상기도 뒷부분이 좁아져 있었다. 잠을 잘 때 들이마신 공기가 좁은 기도를 통과하며 진동해 코고는 소리를 낸다.

 최 교수는 “양악수술로 기능장애가 생길 수 있으므로 합병증에 대해 현실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선수술 턱교정술’에 대해서도 주의를 당부했다. 이 시술은 치료기간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장점이 있지만 모두에게 적용되는 방법은 아니라는 것.

 턱 교정수술을 받으려면 원래 치열교정을 먼저 한다. 양악 수술을 받은 뒤 또 한번 치열교정을 받기 때문에 총 2년이 소요됐다. 게다가 치열교정 중엔 주걱턱 현상이 더 심해져 환자의 불만이 컸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려고 수술 전 치열교정을 생략하는 시술이 등장했다. 선수술 턱교정술은 치열교정의 방향이나 양을 예측한 다음 시술한다. 하지만 이 시술은 치아교합이 정확히 맞지 않으면 부정교합이 생기거나 수술 전처럼 원위치 될 수 있다.

 최 교수는 “빠른 효과 때문에 환자 선호도가 높지만 모두에게 적용되는 치료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치아를 뽑아야 하거나, 치열상태가 불량한 경우, 입천장의 좌우 폭에 차이가 있으면 치료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 자칫 신경마비를 입을 수도 있다. 작고 갸름한 브이(V)라인 얼굴을 위해 감수할 만한 위험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주연 기자

※서울대치과병원과 중앙일보 헬스미디어는 매달 1회 구강 건강강좌를 열고 있습니다. 이번 주제는 ‘양악수술의 오해와 진실’입니다. 구강악안면외과 최진영 교수가 턱 교정치료법으로 관심이 높은 양악수술의 종류와 효과, 수술이 가능한 상태 등에 대해 설명합니다. 예약 없이 누구나 참석할 수 있으며, 참석자에게는 강의록과 필기구, 구강위생용품이 제공됩니다.

일시 5월 26일(목) 낮 12시
장소 서울대치과병원 지하 제1강의실
문의 02-2072-1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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