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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파라거스엔 신경안정 효과, 피로·짜증 날 때 좋아

중앙선데이

입력

요즘 제철을 맞은 아스파라거스(asparagus)는 브로콜리와 함께 우리에게 친숙해진 외래 채소다.

원산지는 남유럽이다. 사람이 먹기 시작한 것은 정말 오래됐다. 고대 이집트의 벽화에도 그려져 있다. 유럽의 미식가들은 구운 고기와 함께 즐겼다.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는 궁내에 전용 온실을 설치하고 ‘식품의 왕’이란 작위까지 하사했다. 우리나라엔 일본을 거쳐 1960년대에 들어왔다. 제주, 전북 남원, 강원도 홍천 등에서 주로 재배된다. 마트에선 외국산도 함께 유통되고 있다.

우리가 먹는 부위는 싹이 아니라 줄기다. 봄이 되면 마치 죽순처럼 줄기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대개 30㎝가량 자라면 베어내 먹는다. 그대로 두면 키가 2m가 넘는다. 줄기는 11월 초까지도 자라지만 우리가 먹는 것은 대부분 봄·여름 산이다.

색깔은 녹색·보라색·흰색이 있다. 녹색이나 보라색을 재배할 때 햇볕을 가려주면 흰색이 된다. 흰색은 서양에서 녹색·보라색보다 고가에 팔리지만 영양은 가장 떨어진다. 비타민C·비타민B군·베타카로틴 함량이 상대적으로 낮다. 특히 엽록소 생성에 필수적인 빛을 차단했기 때문에 흰색엔 웰빙 성분인 엽록소가 없다.

식용·화훼용으로도 분류한다. 화훼용은 줄기가 가늘어 식용으론 상품성이 떨어질 뿐 먹어도 괜찮다(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 김천환 연구사).

영양적으론 저열량·저지방·고식이섬유·고칼륨 식품이다. 따라서 다이어트와 변비·고혈압 예방에 유익하다. 철분(빈혈 예방)·비타민C(항산화 효과)·엽산(비타민B군의 일종으로 기형 예방)을 공급하는 훌륭한 식품이기도 하다.

가장 유명한 성분은 아스파라긴산(아미노산의 일종)이다. 1800년대 초 프랑스의 화학자가 아스파라거스에서 처음 발견했다 하여 아스파라긴산이란 이름이 붙었다.

아스파라긴산은 숙취 해소를 돕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아스파라거스의 아스파라긴산 함량은 콩나물의 1000배가량이다. 따라서 콩나물국보다 아스파라거스를 넣어 끓인 된장국이 술 깨는 데 더 효과적일 것으로 여겨진다.

아스파라긴산은 신장(콩팥)의 기능을 돕고 요산의 체외 배설을 촉진하는 데에도 유효하다(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교수). 요산의 과다 축적이 원인인 통풍 환자에게 아스파라거스를 권할 만하다.
피로·스트레스·짜증이 잦은 사람에게도 유용한 성분이다. 에너지대사를 촉진하고 신경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해서다.

아스파라긴산 다음으로 주목할 만한 성분은 루틴이다. 사람들은 루틴 하면 먼저 메밀을 떠올리지만 아스파라거스·감자·버찌·감귤류·팥 등에도 풍부하다. 루틴은 모세혈관을 튼튼히 하고 혈압을 낮춰주는 성분이다. 수용성이므로 아스파라거스 수프나 메밀국수를 먹을 때는 국물까지 모두 마시는 것이 좋다. 루틴은 아스파라거스의 뾰족한 끝부분에 많이 들어 있다.

아스파라거스를 먹은 뒤 소변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을 ‘아스파라거스 신드롬(증상)’이라 한다. 일시적이며 건강에 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양파·마늘·부추 등과 ‘사촌간’인 아스파라거스엔 황(黃) 성분이 들어 있다. 이것이 기이한 냄새의 원인이다.

구입할 때는 색이 선명하고 밑동까지 탄력이 있는 것을 고른다. 꽃이 보이는 것은 피한다. 밑동을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즙이 살짝 나오는 것이 신선하다.

보관은 지퍼백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이 최선이다. 눕히면 휘어지는 성질(굴광성)이 있으므로 세워서 보관하는 것이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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