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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육상 민간사절 ‘시민 서포터즈’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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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12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시민서포터즈 발대식 모습. 1만7099명의 시민서포터즈는 대회기간 중 담당 국가별로 선수를 응원하고 관광을 도와주는 등 ‘도우미’ 역할을 한다. [프리랜서 공정식]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참가 선수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

 대구시 달서구 두류동 이병엽(53·사업)씨의 각오다. 그는 8월 27일부터 9월 4일까지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시민서포터즈(Supporters)로 활동한다. 이씨가 맡은 나라는 아프리카 감비아다. 아프리카 서부의 대서양에 접한 감비아는 인구 170여 만명에 1인당 GDP가 440달러(2009년 기준)에 불과하다. 그는 감비아 선수들의 입국 환영식에 참석하고 경기가 있을 때는 경기장에서 이들을 응원한다. 이씨는 “우리 지역에서 열리는 큰 행사에 적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었다”며 “감비아 선수들을 대구의 팬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3개월여 앞두고 시민서포터즈가 출범했다. 시민서포터즈는 지난 12일 대구스타디움에서 발대식을 열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이들은 지난달까지 두 차례에 걸쳐 선발된 1만7099명이다. 신청인원이 정원보다 3000여 명 많아 면담을 거쳐 뽑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서포터즈는 138개팀으로 구성됐다. 가장 인원이 적은 팀은 이라크와 브루나이 서포터즈로 30명, 가장 많은 팀은 선수단 규모가 큰 러시아로 402명이다. 일부 팀은 참가 인원이 적은 두 개 나라를 맡는다. 대구시는 팀별로 담당 국가를 지정한 뒤 자원봉사자들의 신청을 받았다.

 시민서포터즈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212개국 선수·임원의 ‘도우미’로 활동한다. 우선 선수·임원이 입국할 때 공항이나 역에서 환영행사를 연다. 경기장에서는 해당 국가 선수들을 응원한다. 경기가 없는 날은 선수를 집으로 초대하거나 주변 관광을 안내하기도 한다. 기념품 등 작은 선물을 주며 우리의 문화를 알리는 역할도 한다. 대구에 도착해 떠날 때까지 후원자가 되는 셈이다.

 시민서포터즈는 2003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때 처음 결성됐다. 당시 대구시장이던 조해녕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이 만들었다. 그때 서포터즈로 활동한 사람 가운데 일부는 지금까지 선수들과 교류하고 있다고 한다. 조 위원장은 “시민서포터즈는 육상대회에 참가하는 선수·임원들에게 인정이 넘치는 도시의 면모를 보여줄 것”이라며 “대구에만 있는 가장 한국적인 자원봉사 조직”이라고 강조했다.

 시민서포터즈의 활동은 이미 시작됐다. 240여 명의 서포터즈는 지난 12일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는 등 환영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또 대구스타디움을 찾아 해당 국가 선수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시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한 달 전인 7월 중 시민서포터즈를 대상으로 손님맞이 요령 등을 교육한다.

글=홍권삼 기자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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