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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재난 보도 전문가 육성 필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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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14일 경주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편협) 주최 ‘재난보도에 대하여’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편협 회장인 박보균 중앙일보 편집인, 배정근 숙명여대 교수, 이민규 중앙대 교수, 후지모토 도시카즈 경희대 초빙교수, 송희영 조선일보 논설주간.


일본 대지진 이후 재난보도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국내에서도 재난을 다양한 시각으로 분석하는 재난보도 전문가 양성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민규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14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편협·회장 박보균) 주최로 경주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재난보도에 대하여’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의 ‘위험사회’를 인용했다. 그는 “요즘 세상은 첨단기술의 발달로 잘 살게 됐지만 그럴수록 자연재해가 많아지는 위험사회로 변하고 있다”며 “이런 현실에서는 화합을 유도하는 평화 저널리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평화 저널리즘의 대표 사례로 일본 NHK 방송의 동일본 대지진 보도 태도를 들었다. 그는 “일본 언론이 보여준 침착함과 한국 언론의 흥분이 대비됐다”며 “NHK의 재해보도는 철저히 정보 제공과 복구 보조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NHK는 불필요한 자극이나 공포를 유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재난을 사건기자보다 전문기자 시각으로 보도하도록 패러다임을 바꾸고 재난보도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지모투 도시카즈 경희대 초빙교수는 “방송을 하는 아나운서들이 호들갑을 떨 경우 시민들이 더 불안해진다”며 “NHK 아나운서들이 차분할 수 있던 건 재난을 대비한 사전교육을 받았을 뿐 아니라 평소에도 끊임없이 훈련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편협 회장인 박보균 중앙일보 편집인은 “이번 일본 언론의 재난보도 방식과 자세가 한국 언론에게 강렬하게 다가왔다”며 “유족 인터뷰를 일체 방송하지 않고 시신 수습 장면도 멀리서 찍는 일본 언론의 절제를 보면서 선정성 위주의 한국 언론은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주=글·사진 남정호 국제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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