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인화’ 오연천 리더십 시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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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오연천(사진) 서울대 총장은 4일 담화문을 내고 “법 질서를 위반하는 집단행동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서울대 직원 200여 명이 복도를 점거하고 오 총장을 사실상 감금한 사태를 가리킨 것이다.

오 총장은 “노조 대표는 법인 설립준비위원회 참석 등을 요구하는 합의서에 총장이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며 “기본적 법 질서와 절차가 심각하게 침해된 상황에서는 어떤 합의 도출에도 응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대 본관에선 오 총장 주재로 보직교수회의가 열렸다. 회의에선 노조원들에 대한 처벌 얘기가 나왔다. 그러나 오 총장은 “지금은 처벌을 말할 때가 아니다.
앞으로 (노조와의) 대화창구는 사무국장으로 통일하고 필요에 따라 보직 교수들이 나서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박명진 부총장이 노조와의 대화 방법을 마련 중이다. 오 총장은 3일에도 보직 교수들과 만찬을 하며 법인화에 대해 “서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일”이라며 “원칙과 질서는 준수하되 (노조와) 대화의 문은 계속 열어 놓자”고 말했다.

 지난달 31일부터 1일 오전 4시까지 총장실에 갇혔던 오 총장은 장염을 앓는 등 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평소와 다름없이 직을 수행하고 있다. 감금에서 ‘풀려난’ 지 6시간 만인 1일 오전 10시엔 서울대 산학협력단 3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고, 이튿날인 2일 오후에는 인문대 건물 재건축에 50억원을 쾌척한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과 만찬을 했다. 오 총장의 감금 소식을 접한 동문들의 위로와 격려도 잇따랐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3일 오 총장과의 통화에서 “수고가 많으시다. 법인화 준비가 탈없이 진행돼 내년에 성공적으로 출범하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한다. 조완규 전 총장 등의 전화도 이어졌다.

 행정고시(17회) 출신인 오 총장은 정·관계 및 재계에 발이 넓다. 취임 초기엔 시간강사들과 청소직원들을 차례로 불러 식사도 함께했다. 오 총장의 ‘정치력’은 지난해 총장선거 때 교수는 물론, 서울대 일반 직원들의 표를 얻는 데 큰 몫을 했다.

 그런 오 총장에게 서울대 법인화 문제는 그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또 다른 시험대가 되고 있다. 오 총장을 지지했던 서울대 직원들은 법인화에 따른 공무원 신분 박탈에 대한 불안감을 표시하며 설립준비위에 노조 관계자를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남익현 기획처장은 “법인설립준비위원회나 이사회는 학교 구성원의 이익을 대변하는 곳이 아닌 만큼 노조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앞으로 직원들과 함께 합리적인 인사시스템을 만드는 등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기자와 여러 차례 만난 오 총장은 “겉으로 보기와 달리 (총장직은) 외로운 자리”라는 말만 자주 했다. 법인화와 관련해 터져 나오는 서울대 이해당사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해결하기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얘기다. 한 관계자는 “오 총장은 직원들이 법인화 자체를 반대하기보다 법인화 과정에 참여하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본다”며 “법인화 문제도 지금까지 오 총장이 보여준 특유의 정치력으로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박성우·강신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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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서울대학교 총장(제25대)

195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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