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 변화가 생긴다. 논술전형은 없어지거나 반영비율이 줄었고 학생부 중심전형이 증가로 학생부 비중은 늘었다. 그러나 수험생들은 반영비율보다 전형별 경쟁률과 내신 합격선을 따져 지원전략을 세워야 한다.
■학생부 중심전형=실시 대학 상당수가 올해는 수시1차로 모집시기를 앞당겼다. “경쟁률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학생부 100% 전형은 내신 성적이 우수한 지방 고교 학생들이 대거 지원하면서 내신 합격선이 높게 형성된다.
경희대는 교과우수자 전형에서 학생부 교과성적만으로 모집정원의 50%를 우선선발한다. 서울핵심인재전형으로 전형명을 바꾼 서울시립대도 학생부 100%로 모집인원의 30%를 우선선발한다.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김혜남(51·문일고 교사) 컨설팅팀장은 “학생부 100% 전형 우선선발의 경우 주요 과목 내신 평균 1.3~1.5등급 정도는 유지하고 있어야 합격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년 입시 결과를 분석해 보면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는 대학의 경우에도 합격생들의 내신 커트라인이 1등급 중·후반대~2등급 초반대에서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학생부 중심의 전형이라도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하는 경우엔 비교과 영역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성균관대는 사정관 전형으로 비교과를 30% 반영한다. 한양대는 1단계에서 학생부 100%로 일정 배수를 추린 뒤 2단계에서 비교과만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김 팀장은 “성균관대는 합격생의 내신 평균선이 인문 1.4~1.6등급, 자연 1.5~1.7등급이었지만 소위 ‘스펙’이 뛰어난 경우 2등급 중반대 학생도 합격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한양대 등 1단계에서 학생부 100%로 전형하는 상위권 대학을 염두에 둔 학생들의 경우엔 1등급 초반대의 학생부 성적을 유지하고, 수상 경력과 봉사활동 실적, 임원활동 경력까지 꼼꼼히 챙길 것”을 당부했다.
■논술 중심전형=우선선발에서 실시되던 논술 100% 전형은 전면 폐지되고, 논술 반영비율도 지난해에 비해 대체로 10% 정도 줄었다. 그러나 논술 반영비율이 줄었다고 해도 논술이 당락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력이 줄었는지는 미지수다. 논술 중심전형으로 모집하는 인원이 학생부 중심전형 모집정원의 2~3배에 달하는데다, 연세대와 고려대 논술 중심전형에서는 2.5~3등급의 학생도 논술로 뒤집고 합격하는 예가 있었다. 연·고대 학생부 중심전형의 경우 합격생들의 내신성적이 1.3~1.5등급 사이에서 분포돼 있다. 이투스청솔 오종운 평가이사는 “논술 중심전형에서는 논술을 잘 쓰는 학생의 경우 학생부 성적 1~2등급 정도는 극복할 수 있다”며 “논술로 40~50% 학생의 당락이 뒤집어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연세대와 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들이 실시하는 논술 중심전형 우선선발에서는 ‘언어·수리·외국어 영역 모두 1등급’ ‘언어·수리·외국어 영역 백분위 합계 292’ 등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높게 설정해 뒀다. 이 때문에 사실상 수능 성적이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논술 중심전형 경쟁률이 50대 1일 경우에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는 우선선발 대상자의 경쟁률이 인문계는 5~7대 1, 자연계는 3~5대 1로 크게 떨어진다. 반면, 일반선발은 150~200대 1에 달한다. 서울시교육청 진학지도지원단 주석훈(47·한영외고 교사) 운영기획팀장은 “지난해 서강대 논술 중심전형이었던 일반전형(1단계 학생부+논술, 2단계 면접)의 경우 내신 5등급의 학생도 합격했을 만큼 논술 경쟁력은 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올해는 서강대와 중앙대, 한양대를 중심으로 논술 중심전형 우선선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높였기 때문에 우선선발 대상자가 합격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수능성적이 당락을 결정짓는 주요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석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