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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군 정밀폭격 못 견뎌” … 카다피군 일부 투항 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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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연합군의 공격으로 궁지에 몰린 친카다피군 가운데 일부가 투항 의사를 밝혔다는 주장이 리비아 시민군 측에서 나왔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마침내 리비아 사태에 군사적 개입을 하기로 결정했다.

 시민군 지휘관인 아메드 오마르 바니 대령은 24일(현지시간) “아즈다비야에서 친카다피 민병대 일부가 ‘고향으로 돌아가겠으니 항복하게 해달라’고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친카다피군의 투항이 “리비아 사태의 중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군에 밀려 궤멸 직전이었던 시민군이 연합군의 지원 이후 전세를 역전시켰음을 보여준 첫 사례라는 것이다. 6일간 연합군의 정밀타격을 경험한 카다피군은 폭격이 두려워 일반 도로로 진격하는 걸 포기하는 상황이 다. 연합군은 25일 카다피군에 대한 공습을 일주일째 이어갔다. 리비아의 대공시설뿐 아니라 대포 등 지상군 무기에 대해서도 폭격했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24일 밤 성명을 발표하며 “회원국들이 리비아 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실행(enforce)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행금지구역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나토가 자위권을 발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토의 결정은 그간 군사개입을 반대해온 터키 정부가 이날 입장을 바꿔 파병을 승인하면서 이뤄졌다. 나토가 군사행동에 나서기 위해선 28개 회원국 모두의 승인이 필요하다.

라스무센은 “당분간 연합군 과 나토의 작전이 공존할 것”이라며 나토 측에 더 광범위한 역할을 부여하기 위한 대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비행금지구역뿐만 아니라 더 넓은 범위의 작전을 나토가 지휘하기로 나토 동맹국들이 합의했다”고 말했다 . 양쪽의 입장 차를 보여준 셈이다. 이에 대해 미국 등 연합군은 당장 나토에 모든 지휘권을 이양하고 싶어하지만 나토 회원국 사이에 군사 개입의 시기와 범위에 대한 이견이 존재해 일단 ‘이원화 후 점진적 통합’이란 선에서 정리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로이터는 나토 관계자를 인용해 나토가 군사작전 기간을 일단 3개월로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5일 “프랑스와 영국은 리비아에 대해 군사적 해결뿐 아니라 정치·외교적 해결을 모색할 준비도 돼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연합(AU) 장 팽 사무총장도 이날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AU 회의 개막연설에서 “AU는 리비아 사태의 종식을 위해 리비아 정부와 시민군 사이의 대화를 중재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의엔 리비아 정부와 시민군 대표가 함께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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