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공부] 교사들이 말하는 올 수능 영역별 학습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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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른 고3 수험생들은 고민이 많다. “영역별 만점 비율이 0.5~1% 정도 나올 수 있을 만큼 쉽게 출제하겠다”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발표와는 달리 시험이 어렵게 출제돼서다. 올 수능에서 EBS 교재와의 연계방침이 유지될 전망이지만, 어떤 식으로 연계되는지 몰라 영역별로 세부적인 학습전략을 세우는 것도 막막하다. 이런 수험생들을 위해 교사들이 나섰다. 2011학년 수능에서의 EBS 교재 연계방식을 분석하고, 수능 대비 영역별 학습전략을 전해왔다.

언어영역=2009~2011학년도 수능 언어영역을 분석한 결과 제시문은 짧아지고 있지만, 지문 내용은 어려워지는 추세다. 특히 비문학 지문에서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면서 용어가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 수능에서 비문학 부분은 EBS 교재에 나온 지문과 일부 겹치는 내용이 있지만, 전반적인 제시문의 내용과 문제 유형은 변형돼 출제됐다.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임병욱(인창고 국어교사) 자료개발부장은 “전통적으로 자주 출제됐던 사회·과학 소재 외에도 예술·생활·언어 등 다양한 내용의 지문이 활용되고 있다”며 “어떤 소재가 활용되더라도 단락별 주요 내용과 핵심 용어를 파악하는 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학 부분은 EBS 교재에 나온 작품의 상당수가 수능 지문에 활용됐지만, EBS 교재에 제시된 부분과는 다른 부분이 출제됐다. 이 같은 출제 경향은 2012학년도 수능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BS 교재에 나온 문학작품과 관련한 문제를 푼 뒤에는 해설지에 나오는 ‘전체 줄거리’를 읽으면서 해당 작품의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어법·어휘 문제는 상위권 학생들도 자주 틀리는 부분이다. ‘단어의 적절한 쓰임’을 묻는 문제와 ‘문장 성분을 바꿔 동일한 뜻을 만들어내는 문제’ 등 수능에서 고난도 문제로 출제되는 유형을 자주 풀어보면서 어려운 어휘는 따로 정리해두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전까지는 문학과 비문학 영역을 나눠 유형별 문제풀이 방식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 임 부장은 “모의고사 4등급 이하 학생들은 현대시의 이미지·운율, 고전소설·현대소설·수필·극에서 나오는 인물 간의 갈등과 시점만 정확히 파악하는 훈련을 해도 단기간에 점수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6월 이후에는 EBS ‘고득점 300제’와 ‘파이널 모의고사’를 통해 취약 부분의 문제가 어떻게 출제되는지 알고 집중 학습하라”고 강조했다.

수리영역=2011학년도 수능 수리영역은 EBS 교재에 나온 개념·원리를 활용하거나 교재에 나온 자료나 문항 유형을 변형한 형식으로 연계 출제했다. ‘내접원을 이용한 삼각형의 넓이를 구한 뒤 극한값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지’를 물었던 수능 수리 ‘나’형 14번 문항은 ‘EBS 파이널’ 실전모의고사에 나온 문제와 유사한 상황을 제시했다. 수리 ‘가’ ‘나’형 공통 23번 문항은 EBS ‘고득점 수학 300제’에 나온 문제를 변형해 출제했다. 서울진학지도협의회 이금수(53·중대부고 수학교사) 이사는 “문제에서 주어진 조건이나 상황은 유사했지만, 수능에서는 조건식을 기호로 표현하거나 개념을 추가하는 등 문제에 변형을 줬기 때문에 EBS 교재를 한번 풀어봤다고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고득점을 원하는 수험생은 문제에서 제시된 표를 해석해 식으로 나타내거나 문장으로 제시된 수학 개념을 도표화시키는 식으로 EBS 교재에 나온 문제를 출제자 입장에서 다른 형태로 변형하는 연습을 하는 게 좋다.

2011학년도 수리 ‘나’형은 수학Ⅰ에서 단원별로 3~4문항이 골고루 출제됐지만, 수열 단원에선 5문제가 나왔다. 수리 ‘가’형에서는 수학Ⅱ 공간도형과 공간좌표 부분에서 3문제가 출제돼 비중이 컸다. 이 이사는 “증명능력을 묻는 문항의 경우 일반적으로 수학적 귀납법을 이용해 증명하는 문제가 출제됐지만, 2011학년도엔 수열의 일반항을 구하는 과정에서 출제된 만큼 2012학년도에도 출제 경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EBS 교재에서 증명문제로 제시된 개념·원리는 식의 유도과정을 직접 써가면서 풀이과정을 확실히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외국어영역=35문항, 70%의 문제가 EBS 교재에 나온 지문과 문제 유형을 변형해 출제했다. 특히 고난도 빈칸추론 문제였던 25번 문항은 EBS ‘외국어 영역 300제’ 30쪽, 75번으로 제시된 ‘글의 주제를 추론하라’는 문제를 유형만 변화시켜 출제했다. 28번 문항도 ‘수능특강’ Test3 127쪽 장문독해 문제에 나온 제시문과 유사한 내용의 지문을 활용했다.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주석훈(47·한영외고 영어교사) 기획운영팀장은 “듣기평가 문제는 EBS 교재 문제에서 선택지의 그림이나 내용을 약간 수정한 문제를 상당수 출제했기 때문에 EBS 교재에 나온 문제풀이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상당히 유리했을 것”이라며 “한번 봤던 소재의 지문이 나오면 긴장감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EBS 교재에 나온 지문의 소재와 핵심 내용, 글의 주제를 익히는 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위권 학생들은 빈칸추론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 지문 하나를 읽더라도 글의 핵심이 되는 단어와 주제를 찾아낸다. 연결사가 나오면 ‘왜 이 연결사가 들어가야 하는지’ 이유를 찾아내면 해당 유형에 쉽게 익숙해진다. 3~4등급대 학생들의 경우 ‘EBS 수능특강’ 교재를 활용해 유형별 풀이법을 익히고, 취약한 어휘나 어법·문장구조 등은 따로 정리한 노트를 만들어 두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여름방학부터는 ‘EBS 파이널’ ‘10주 완성’ 교재로 취약 유형을 파악한 뒤 해당 유형 문제를 반복적으로 풀면서 자신만의 풀이법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 주 팀장은 “최근 듣기평가는 정형화된 유형의 문제가 출제되고 있기 때문에 하위권은 듣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며 “매일 1회차씩 EBS 교재에 나온 영어 듣기평가 문제를 풀면서 실전감각을 익히고, 유형별로 자주 출제되는 표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것”을 당부했다.

글=최석호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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