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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환자, 수술 중에 눈뜨고 "안 아파요" 말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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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중앙일보 교양제작팀 김영PD, 가운데 박형준팀장, 오른쪽 정선일PD

중앙일보와 아리랑TV가 공동제작한 ‘메디컬 코리아, 수술의 힘(Top MDs of Korea)’(연출 정선일PD, 김영PD)이 지난 7일 2011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에서 뉴미디어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대상 1편, 우수상 6개 부문 12편(창의발전 2편·사회문화 3편·지역발전 2편·뉴미디어 2편·시청자제작 1편·라디오 2편)과 공로상 1인, 바른 방송언어상·방송기술상 각 1개 단체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메디컬 코리아, 수술의 힘(Top MDs of Korea)’은 지난 해 아리랑TV를 통해 전 세계에 방송되며 한국의 선진의료기술을 알리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작진은 이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때로는 최고 15시간의 수술과정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국내에 서양의학이 발 붙인지 불과 100년밖에 안됐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의료기술을 외국에 알리기 위해서 제작진은 각고의 노력을 했다. 여타의 의료프로그램과 달리 14명의 한국 최고의 의사를 만나, 그들의 수술장면을 여과 없이 보여줘야 했기 때문이다.

“촬영하는 3개월 동안 40회의 수술 장면을 촬영했어요. 뇌, 폐 등 인간의 장기를 거의 다 본 것 같아요. 거의 매일 수술을 촬영했어요.” 정선일 PD는 여름휴가를 병원의 시원한 수술실에서 보냈다고 넉살을 부린다.

“각성수술은 뇌종양 제거 수술을 할 때 환자의 의식을 남겨 놓고 끊임없이 상태를 체크하며 집도하는 수술입니다. 이 수술에 참여하는 의료진은 환자 옆에서 계속 말을 걸어주는 조교와 마취의, 집도의 등 9명에 달합니다. 머리를 열고 수술을 받고 있던 뇌종양환자 K씨는 ‘아프냐?’고 묻는 조교에게 ‘안 아프다’고 했어요.” 각성수술은 머리의 두피를 부분마취하고 절개를 한다. 머리 속의 뇌는 만져도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김영 PD는 뇌수술을 받는 환자가 눈을 뜨고, 말을 한다는 사실이 아직도 놀랍기만 하다.

제작진은 드라마의 수술 장면과 실제수술은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수술에서 NG가 나면 그것은 환자의 사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병원 수술실은 항상 초긴장 상태입니다. 촬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항상 바쁜 스케쥴에 허덕이는 의사들은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수술복을 입은 채 인터뷰를 했습니다.” 김영PD는 삶과 죽음이 엇갈리는 수술실에서 최고의 집도의는 절대적인 존재라고 했다.

“20대 중반의 뇌사자가 장기기증을 한 적이 있었어요. 그의 장기는 5살 난 아이를 살렸죠. 뇌사자의 장기 적출 수술과 아이의 장기이식 수술이 끝난 후 보호자들을 동시에 복도에서 봤어요. 아들의 마지막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눈빛과 함께 아이가 다시 살았다는 눈빛을 동시에 보는 상황이었어요.” 정선일 PD는 ‘메디컬 코리아, 수술의 힘(Top MDs of Korea)’으로 인생을 다시금 되새기는 순간을 겪었다고 한다.

온라인 편집국=김정록 기자 ilr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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