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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선배와의 대화] 이상권 한국리서치 부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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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여론·시장 조사 회사의 리서처(researcher)는 ‘견우와 직녀’ 이야기에 나오는 까마귀가 돼야 합니다.”

 여론조사 회사인 한국리서치 이상권(51·사진) 부사장의 말이다. 그는 지난달 8일 서강대에서 열린 ‘취업 선배와의 대화’에서 “까마귀가 오작교를 만드는 것처럼, 리서처도 기업과 소비자 사이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또 “견우나 직녀처럼 주인공이 되고자 한다면 훌륭한 리서처가 될 수 없다”며 “소비자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어 있는 그대로를 전달한다는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리서치는 1978년 설립한 ‘토종’ 여론조사 업체다. AGB닐슨, TNmS 등 외국계 회사와 어깨를 겨루고 있다. 2007년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 때는 이명박 대통령의 실제 득표율(49%)에 가장 근접한 조사 결과를 내놓아 화제가 됐다.

 리서처로서 필요한 역량으론 체력을 첫째로 꼽았다. 그는 “좋은 조사 결과는 현장에서 나오기 때문에 끊임없이 현장을 뛰어야 한다”며 “의뢰인이 OK할 때까지 매달리는 강인한 체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꼼꼼한 성격도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리서치 직원들의 다이어리를 보면 놀랄 겁니다. 교육받은 대로 몇 시 몇 분까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프로젝트에 따른 상세 일정을 빼곡하게 정리해 뒀을 테니까요. 언제 어디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독서의 중요성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입사하기 전에 기초 지식을 쌓아야 한다”며 “조사 방법론과 통계학·마케팅 서적 한두 권씩은 읽어 두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산업에 대한 관심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관심 있는 분야에서 새로 나온 제품은 먼저 써보는 ‘얼리 어답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면접관으로서 ‘뜨겁게 사랑해본 사람’을 선호한다고 했다. 사랑을 해본 사람이 조사도 잘 한다는 것이다.

 “뭔가에 푹 빠져본 사람은 다릅니다. 조사할 때도 마찬가지죠. 소비자에게 관심을 갖고 사랑하는 사람이 좋은 리서처가 될 수 있습니다.”

 채용 계획에 대해선 “매년 5월과 12월에 공채가 있지만 인원이 필요할 때는 수시로 채용한다”며 “스스로 리서처로서 자질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언제든 원서를 들고 회사를 방문하라”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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