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11남매 다둥이네에 ‘통 큰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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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은 28일 경남 통영의 ‘11남매 다둥이’ 이철락(42)·김남숙(38)씨 가족(사진)에게 168㎡(50평) 새 아파트를 무상으로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제훈 회장, 김동진 통영시장, 시의원, 주민대표와 이웃 주민 등은 이날 입주식에 참석해 정화네 열세 식구의 새 보금자리를 찾아 축하했다. 5남 6녀 중 장녀인 여고생 정화(16)양은 “집에서도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게 됐다”고 웃었다.

  이씨네 가족은 ‘통영 다둥이네’로 통한다. 평범한 회사원 남편과 전업주부 아내는 “아이들이 예뻐서 낳다 보니 이렇게 됐다”며 쑥스러워했다. 1995년 태어난 큰딸 정화부터 지난해 탄생한 막내 상우(1)까지, 5남 6녀와 부부는 79㎡(23평) 집에서 지냈다. 이씨 부부와 젖먹이 2명이 안방을, 5명의 딸이 남은 방 한 칸을 쓰고, 4명의 아들은 거실에서 함께 생활해야 했다. 아침마다 정화는 세 동생이 잠든 이부자리를 조심스레 빠져나와 차례가 밀리기 전 화장실을 사용했다. 학교 공부를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좁은 집은 또 다른 교실처럼 북적였다. 동생들의 숙제를 차례로 봐주고 갓난쟁이 막내 둘을 업어주다보면 하루가 저문다. 이런 나날이 11남매 중 장녀 정화에겐 익숙했다. 하지만 정화에게도 이제는 ‘사생활’이 생겼다.

경남지역본부를 통해 이들의 사연을 알게 된 어린이재단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려면 넓은 집이 필요하겠다”며 무상으로 방 4개의 아파트를 제공한 것이다. 김남숙 씨는 “사춘기 아이가 열악한 환경에 살다 보니 예민해져서 걱정이었다”며 “넓은 집이 생겨서 아이들이 가장 기뻐한다”고 말했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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