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4’ SKT에서도 살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2011.02.25 00:20

업데이트 2011.02.2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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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SK텔레콤 가입자도 이르면 다음 달부터 애플 아이폰4를 쓸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과 애플 간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 삼성전자도 KT에 갤럭시S2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삼성전자(갤럭시S)와 KT-애플(아이폰)이 양분하다시피 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일대 격변이 예상된다. 소비자들로선 반가운 소식이다. 자신이 가입한 통신업체가 어디든 원하는 스마트폰을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SKT 고객, 대거 아이폰 갈아탈 것”=그간 SK텔레콤이 아이폰을 도입하지 않은 건 애플의 각종 요구 조건이 지나치게 가혹한 데다, 애프터서비스(AS)에도 문제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반면 KT는 그 조건을 과감히 수용함으로써 2009년 말부터 국내 스마트 혁명의 리더로 부상했다. 현재 KT의 아이폰 사용자는 200여만 명에 이른다. SK텔레콤이 갤럭시S를 내세워 추격전에 나섰으나 어려움이 컸다. KT의 아이폰 공세를 막기 위한 마케팅 비용으로 3000억원 넘는 돈을 썼다. 이로 인해 SK텔레콤의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1분기에 비해 14.8% 줄었다. 3분기에도 아이폰4에 대응하느라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10.8%) 감소했다. 그런데도 아이폰의 인기가 사그라지지 않는 가운데 애플의 AS 정책이 점차 개선되자 도입을 결정한 것이다. SK텔레콤은 내친김에 아이패드와 올 상반기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폰5의 도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아이폰4를 출시할 경우 장기 가입자와 많은 요금을 내는 고객 상당수가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 같은 고객이 전체 가입자의 10%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가입자 중 일부가 SK텔레콤으로 넘어올 가능성도 크다. 이와 관련해 통신산업 컨설팅기업 ‘로아’는 “소매 유통망이 KT보다 많은 SK텔레콤이 아이폰5까지 들여올 경우 KT가 지금껏 누려온 시장 프리미엄이 SK텔레콤으로 단기간에 이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특히 스마트폰의 종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LG유플러스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내용의 보고서를 24일 내놨다.

◆품질 중심 진검승부 시작됐다=SK텔레콤의 아이폰 도입으로 국내외 단말기 제조사, 통신업체, 운영체제(OS)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게 됐다. 지금까지는 단말기 업체는 어떤 이통사와 손잡느냐, 이통사는 어떤 단말기를 판매하느냐가 경쟁력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이제 단말기 업체는 제품력과 AS 능력으로, 이통사는 네트워크 품질과 서비스로 진검승부를 벌이게 됐다.

 KT와 삼성전자는 이런 상황을 예견하고 있었다는 반응이다. 표현명 KT 사장은 이미 지난달 “경쟁사에서 아이폰을 출시해도 KT가 그동안 쌓은 경험을 단기간에 따라잡기 힘들 것”이라는 견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반면, 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SK텔레콤이 아이폰5까지 확보한다면 4세대 이동통신(LTE) 시대에도 SK텔레콤을 따라잡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에선 지난 3일 1위 이통업체 버라이즌이 아이폰 가입자를 받기 시작하자 18시간 만에 매진되는 돌풍이 일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무르익으면서 이통사마다 단말기 라인업을 다변화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며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인 만큼 외려 환영할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23년간 SK텔레콤과 밀월을 유지해온 모토로라가 최근 KT와 전격적으로 손잡는 등 이통-제조사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이통사들도 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기획하고 모바일 금융, 온라인 앱스토어 등 신규 서비스에 힘을 쏟는 등 결전 준비에 한창이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들의 관심은 애플의 AS 정책 변화에 쏠리고 있다. KT의 경우 아이폰 AS가 원활치 못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왔다. SK텔레콤이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경우 올해 말 2년 약정 만기를 맞는 KT의 아이폰 사용자들이 SK텔레콤으로 가입처를 옮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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