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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화답 … “현대건설 소송 더 않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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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현정은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 회장의 제수씨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간 화해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1999년 정 회장과 현 회장의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의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시작된 양측의 앙금이 12년 만에 풀릴지 주목된다.▶<중앙일보 2월 22일자 1면>

 현대그룹은 22일 ‘현대건설 매각을 막아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대법원에 재항고하지 않겠다면서 현대차그룹의 화해 제안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이 현 회장과의 화해를 지시했다는 본지 보도 이후 하루 만에 현대그룹이 화답을 내놓은 것이다. 가처분신청 재항고를 않는다는 것은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의 마지막 걸림돌로 인식돼온 불복 절차를 중단한다는 의미다.

앞서 현대그룹은 ‘현대차그룹을 현대건설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삼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거나 주식 매각을 진행하는 것을 막아달라’며 현대건설 채권단을 상대로 낸 가처분신청이 1심과 2심에서 기각되자 대법원 재항고를 추진해왔다.

중앙일보 2월 22일자 1면.

현대그룹 관계자는 “범현대가의 화합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현대그룹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아직까지 구체적인 화해 제안을 전달받지 못했으나 가처분신청을 대법원에 재항고하려던 계획을 취소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대건설 채권단과 현대차그룹의 본계약 체결 이전에 현대차그룹으로부터 구체적이고 합의 가능한 화해 제안이 있기를 기다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보장하기 위해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7.8%)은 현대그룹 경영권 보장의 핵심 요소다.

  현대그룹은 다음 달 21일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10주기 행사에도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10월까지 현대차그룹과 공동으로 행사를 기획하다 현대건설 인수전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불참해왔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에서 행사 참가 요청이 오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자료를 내고 “각 사별로 진행하던 정 명예회장 추모행사를 10주기에는 범현대가 기업이 합동으로 개최한다”며 “고인의 기업가 정신을 기리는 뜻 깊은 행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주영 명예회장의 생애와 업적을 사진으로 담아낸 ‘아산 정주영 10주기 추모 사진전’이 다음 달 11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과 범현대가 기업의 주요 사업장에서 진행된다. 또 ‘아산 정주영 10주기 추모 음악회’가 다음 달 14일 저녁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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