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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에 챙겨야 할 패션 아이템 트렌치 코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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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만추’에서 탕 웨이가 조금 커 보이게 입은 트렌치 코트에는 아픈 사연을 간직한 여주인공의 쓸쓸함이 묻어난다. 그러면서도 우아하고 매력적이다. 트렌치 코트는 날씨가 너무 춥지도 덥지도 않은 때 입기에 제격이다. 올 봄 트렌치 코트는 한결 가볍고 화사해진다.

영원불멸의 클래식 아이템, 트렌치 코트

봄은 옷 입기가 힘든 계절이다. 낮에는 셔츠 하나만 입어도 될 정도로 포근하지만 해가 떨어지면 냉기가 감돈다. 털 달린 두꺼운 옷을 입자니 계절에 어울리지 않고, 가벼운 봄옷을 입자니 밤 공기가 뼛속까지 스며든다. 이럴 때 요긴한 옷이 바로 트렌치 코트다.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 클래식 아이템인 트렌치 코트의 기원은 15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트렌치 코트는 일명 ‘바바리’로도 불리는데, 이는 유명 브랜드 버버리(Burberry)를 한국식으로 발음하는 데서 유래됐다.

 버버리는 군인들을 위해 방수 효과가 있으며 내구성이 강하고 추위를 막아주는 ‘개버딘’이라는 옷감을 개발했고 이를 소재로 만든게 트렌치 코트다. 버버리 트렌치 코트는 군인들의 부츠에 빗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길이를 길게 만들었고, 어깨엔 견장과 수류탄 등을 달 수 있는 D자형 링과 소지품을 넣을 수 있는 큰 주머니, 활동성을 고려한 벨트가 달렸다. 제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는 군인들이 집에 가져가 평상복으로 입었는데 이후 디자인이 조금씩 변형되고 여성들도 입으면서 영국을 대표하는 패션 아이템이 됐다. 남녀 모두의 사랑을 받는 클래식 아이템으로 등극한 것이다.

밝은 색상에 부드러운 소재 인기

트렌치 코트는 클래식한 아이템이지만 시즌마다 새로운 경향을 선보인다. 올 봄엔 파스텔톤부터 네온컬러(형광색)까지 색상이 다양해졌다. 특히 핑크나 스카이 블루처럼 봄에 잘어울리는 밝은 색상이 눈에 띈다. 봄에는 베이지나 블랙 색상은 피해야 한다. 트렌치 코트는 봄·가을에 모두 어울리지만, 한 가지 옷으로 두 계절을 입기엔 무리가 있다. 지난해 가을에 입던 갈색, 검은색 트렌치 코트는 눈부신 봄햇살 아래에서 우중충해 보이기 십상이다.

소재도 봄을 떠올리듯 가볍고 부드러운 게 대세다. 탕 웨이의 트렌치 코트처럼 루즈한 느낌의 것도 인기다. 빳빳하고 구김이 많이 가는면 대신 하늘하늘하고 얇은 혼방 소재가 주로 쓰였다.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더 효과적인 소재다.

지난해 유행한 트랜스포머 패션(기후에 맞춰 일부를 탈·부착하며 입는 옷)도 반영됐다. 보온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라이너(외투 안에 탈·부착이 가능하도록 달린 옷)가 있거나 어깨와 몸통이 분리돼 원피스 혹은 재킷처럼 입을 수 있는 트렌치 코트 등이 그것이다. 수시로 탈·부착할 수 있어 날씨가 변화무쌍한 봄에 제격이다.

벨트 위치와 단추 수도 살펴야

트렌치 코트를 고를 때는 벨트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허리가 다소 굵다면 벨트 없이 허리가 날씬해보이도록 다트가 들어간 옷을 선택한다. 벨트가 있는 트렌치 코트는 입었을 때 벨트의 위치가 실제 허리보다 약간 위에 있으면 허리가 가늘고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를 줄 수 있다.

트렌치 코트의 단추 수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정통 트렌치 코트는 단추가 많이 달려있는 게 일반적이지만 봄에는 단추 수가 적은 것이 가볍고 깔끔해 보인다. 또 코트의 앞여밈이 더블인지 싱글인지에 따라 옷을 입었을 때의 느낌이 달라진다. 마른 사람은 더블 버튼의 코트를 입어야 왜소해 보이지 않는다. 덩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체격이 너무 커보이지 않도록 싱글 버튼 코트를 입는다. 가슴이 크거나 통통한 체형이라면 어깨에 있는 견장 장식은 피한다. 어깨를 강조하면 상체가 도드라지기 때문이다.

코트 길이는 엉덩이와 허벅지 사이가 적당하다. 정통 트렌치 코트는 보통 무릎을 덮어야 우아해 보이지만 봄에는 엉덩이를 살짝 덮거나 허벅지 정도까지 내려오는 것이 날씬하고 경쾌해 보인다.

[사진설명] 1. 봄에 입는 트렌치 코트는 색감이 화사한 게 특징이다. 2. 지난해에 이어 인기를 끌고 있는 트랜스포머 트렌치 코트. 어깨를 분리해 긴 베스트(조끼)로 입었다. 3. 날씨가 좋은 날 트렌치 코트의 재킷 부분만 분리해 가볍게 입을 수 있는 트랜스포머 스타일.

<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사진="김진원" 기자
촬영 협조= 르윗·캘빈클라인 액세서리(가방), 모그(구두)·헌터·닉슨워치 바이 갤러리어클락·폴스미스워치 바이 갤러리어클락·시스템(스카프) 헤어&메이크업=라인헤어, 모델=김혜린(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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