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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5가 보령약국’서 용각산·겔포스 신화 창조 … ‘제약왕’ 김승호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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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최고경영자(CEO)들이 손수 진솔하게 풀어내는 ‘삶과 경영’ 이야기가 오늘부터 중앙일보 경제섹션에 연재됩니다. CEO들의 소중한 경험담은 현재와 미래의 CEO들에게 귀감이 될 것입니다. 첫 CEO는 보령제약 김승호(79·사진) 회장입니다. 김 회장은 국내에 생존해 있는 몇 안 되는 창업주 중 한 명입니다. 50여 년간 제약업계를 이끌어온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 봅니다.

달리지 않으면 넘어지는 자전거. 보령제약 김승호 회장과 닮은꼴이다. 1957년 서울 종로5가에 보령약국을 창업한 뒤 자전거 페달을 줄곧 밟아왔다. 쓰러지길 거부하듯 50여 년 동안 쉼 없이 내달렸다. 창업 초기 김 회장은 손님이 찾는 약을 구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서울 시내를 누비고 다녔다. 그 당시를 떠올리며 2007년 창립 50주년 행사의 엠블럼에 자전거 문양을 사용했다.

그 결과 오늘날 김 회장은 수많은 히트상품과 함께 보령제약그룹을 이끌고 있다. 출시한 지 43년을 맞은 ‘용각산’, 한국인의 쓰린 속을 35년 동안 달래온 ‘겔포스’가 대표 상품들이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매출 3000여억원을 올린 국내 10위권의 제약사. 7개 계열사를 포함한 보령제약그룹 전체로는 6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32년 충남 보령 웅천면에서 태어나 대학을 졸업하고 장교로 예편한 뒤 사업을 물색하던 중 도립병원을 상대로 약재를 공급하던 형의 권유로 창업한 김 회장. 희수(77세)를 훌쩍 넘긴 나이지만 이제 새로운 도전을 마무리할 시간이다. 98년 개발을 시작한 고혈압 신약 ‘카나브’가 임상시험과 테스트를 거쳐 다음 달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개발된 고혈압 신약이다. 김 회장은 “앞으로도 자전거의 한쪽 페달에는 ‘인재’를, 다른 쪽 페달에는 ‘연구개발(R&D)’을 달고 힘차게 밟겠다”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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