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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곡 ‘섬데이’ 표절 시비 … 법정 가는 문화권력 박진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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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가수 겸 작곡가 박진영(39·사진)씨가 법적 분쟁에 휩싸였다. 박씨가 작사·작곡해 KBS2 드라마 ‘드림하이’의 삽입곡으로 발표한 아이유의 ‘섬데이(Someday)’가 최근 표절 논란에 휘말리면서다. 이 노래는 2005년 10월 애쉬가 발표한 ‘내 남자에게’의 멜로디·코드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최근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인 멜론에서 2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관계기사 29면>

 이런 가운데 ‘내 남자에게’의 작곡자 김신일(39)씨가 9일 법적 소송을 예고하는 통고서를 박씨의 소속사 JYP엔테테인먼트 측에 발송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김씨의 소속사 지피베이직 측은 이날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에게 분석을 의뢰한 결과 (‘섬데이’의) 전체 87소절 가운데 연결부 7소절을 제외한 92%의 화성이 (‘내 남자에게’와) 유사·동일하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표절 사실을 입증할 자료를 토대로 박진영씨 측에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밝혔다.

 JYP 측은 이에 대해 “대중음악에서 흔히 쓰이는 코드 진행과 멜로디다. 소송을 제기하면 법무팀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 측이 핵심 표절 대목으로 지목한 부분은 후렴구 여덟 마디다. ‘섬데이’의 도입부·후렴구 등에 반복되는 멜로디와 코드다. 김씨 측은 “(후렴구의) 멜로디는 몇몇 음을 제외하곤 거의 똑같다. 화성 진행(코드 흐름)도 11개 가운데 7개가 동일하고 3개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큰 만큼 법적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섬데이’가 한류 드라마 ‘드림하이’의 수록곡이기 때문에 소송 진행에 따라 드라마 수출 등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씨 측은 “ 드라마 제작사 측과의 소송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1994년 가수로 데뷔한 박씨는 2005년 JYP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원더걸스·2PM·미스에이 등 아이돌 그룹을 길러냈다.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씨는 “지난해 이효리 표절 사건에 이어 스타급 뮤지션의 표절 시비가 잇따라 터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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