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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년간 딱 한 번 탈선 … 일본 신칸센 “안전 최우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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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2004년 10월 23일 도쿄를 출발해 니가타(新潟)로 향하던 신칸센(新幹線) ‘도키 325’호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니가타에는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했고, 시속 210㎞로 달리던 신칸센은 3.5㎞를 더 달리다 10량 중 8량이 선로를 벗어났다. 그러나 승객 151명 중 희생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철도와 콘크리트 침목을 고정하는 핀이 일부 부숴졌을 뿐 눈에 띄는 차량 파손은 없었다.

 1964년 신칸센 개통 이후 40년 만에 처음 발생한 이날의 탈선사고는 신칸센의 안전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후로도 신칸센은 단 한 번도 인사사고를 내지 않았다.

크고 작은 지진과 바다강풍 등 자연환경에 대비해 일찍이 지진 조기감지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칸센에 탑재된 ‘첨단 지진감지 시스템’은 열차 지진계가 진도 4 이상을 감지하는 순간 제동장치가 즉각 자동으로 작동한다.

 일본은 국토교통성 철도국이 안전을 감독한다. 법령에는 정부 규제와 감독·안전성 확보를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신칸센을 운영하는 JR 등 민간 열차회사들은 최우선 정책 목표를 안전에 두고 있다. 일본 최대의 철도회사인 JR동일본은 안전 관련 투자가 총 자본 지출의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안전에 주력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신칸센 안전이 강화된 계기는 95년 1월 한신아와지 대지진이다.

신칸센 운영회사들은 그간 발생한 지진피해를 데이터베이스화를 통해 지진이 나면 30분 내에 피해규모를 자동으로 계산해 이에 대한 대책을 지시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또한 전국의 모든 곳은 지반과 건축물의 건축연도와 구조, 시간대별 인구를 미리 입력해 놓고 이에 따라 피해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이런 안전성을 내세워 일본은 미국과 신흥국 등에 신칸센을 적극적으로 수출하고 있다.

단순히 열차 차량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전용궤도와 역사 이용 및 주변개발 사업을 포함한 신칸센 시스템을 해외에 심는다는 계산이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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