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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선장 조금씩 나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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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유희석 병원장과 이국종 중증외상센터장(서 있는 사람 왼쪽부터) 등 의료진이 31일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석해균 선장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아주대병원 제공]

한국에 들어와 3일째 치료 중인 삼호주얼리호 석해균(58) 선장의 상태가 더디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그러나 패혈증과 범발성 혈액응고이상(DIC) 증세는 여전하다. 폐기능만 정상으로 돌아오면 고비를 넘길 것으로 의료진은 판단하고 있다.

 유희석 아주대병원장은 31일 오후 브리핑에서 “석 선장의 활력 징후는 다소 호전되고 있으나 총상으로 인한 넓은 부위의 상처가 패혈증과 DIC의 회복을 더디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석 선장의 혈압은 140~90㎜Hg, 맥박은 분당 90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상적인 50대 성인 남성의 수치와 거의 비슷한 상태다.

체온도 3일 전 38.6도에서 37.4도로 내렸다. “고열의 원인인 염증이 치유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유 원장은 설명했다. 수술한 부위(복부, 허벅지 총상)의 치유 속도도 빠른 편이다. 의료진이 우려하는 폐렴 합병증세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패혈증과 DIC 증세는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폐와 늑막에 물이 차는 폐부종과 늑막삼출 증세도 호전되지 않고 있다. 유 원장은 “다발성 외상환자의 경우 패혈증과 DIC가 가장 큰 사망 원인이어서 아직 ‘괜찮다’고 말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석 선장은 이날 오전 한때 저칼슘혈증 증세를 보여 의료진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저칼슘혈증은 혈중 칼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는 대사성 질환으로, 심할 경우 심정지를 일으킬 수 있다. 아주대병원 노학래 홍보팀장은 “약제를 계속 투여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증세”라면서 “혈중 칼슘 농도를 높일 수 있는 약을 투여해 치료했다”고 설명했다.

 석 선장은 오만에서 첫 수술을 받은 뒤로 열흘째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수면 상태에 빠져 있다. 병원 측은 수면안정제를 투여해 현재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모든 영양분과 수액은 주사기로 공급된다.

 한편 석 선장의 가족들은 병원 13층 VIP실에 머물며 중환자실 면회 시간을 제외하곤 외부 출입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가족들이 석 선장의 감염을 우려해 가급적 면회를 자제하고 쾌유를 빌고 있다”고 전했다.

수원=유길용·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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