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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울 때 딱 좋은 농어촌체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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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마다 농촌마을에서 휴가를 즐기는 신상근씨가 횡성 산채마을에서 딸 은지양(왼쪽)과 썰매를 타고 있다. [김진원 기자]

휴가나 주말을 이용해 농어촌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깨끗한 자연 속에서 보약이 되는 먹을거리를 즐기며 팽이치기, 얼음 썰매타기, 쥐불놀이 등 도시에서는 해볼 수 없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의 겨울방학 동안 가족이 함께 농어촌마을에 찾아가 부모는 옛 추억을 되새겨보고, 자녀는 생태 체험과 인성교육을 경험해보면 어떨까.

글=박정현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아빠가 장작 때는 모습 처음 봤어요”

“야, 신난다. 아빠, 더 세게 밀어주세요.” “정말? 무섭다고 하지마.”

강원도 횡성군 산채마을 앞 개울에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난다. 인천 서구에서 이곳으로 2박3일 겨울 여행을 온 신상근(37)·신오철(33)씨 가족이다. 얼음이 꽁꽁 언 개울에서 두 가족은 추운 줄 모르고 얼음썰매를 즐겼다. 전날 온 눈이 개울 주변에 20㎝ 이상 쌓여 동화 속 눈의 나라에 온 것 같다. 신상근씨는 딸 은지(6)양의 썰매에 줄을 달아 얼음판 위를 달렸다. 썰매판에 앉은 신오철씨는 딸 유나(4)양을 무릎에 앉히고 썰매딕(끝에 못을 박은 막대기)을 힘껏 지쳤다. “어려서 썰매 탔을 때의 느낌이 되살아나요.” 조순자(37·여)씨가 딸 은지보다 더 들뜬 목소리다. 가족 대항 썰매타기를 할 때는 어른들이 더 신이 났다. 신상근씨는 3년째 농어촌마을에서 겨울 휴가를 보내고 있다. “고향에 온 것 같아 마음이 푸근해요. 몸에 좋은 먹을거리도 있고, 아이·어른 할 것 없이 놀거리도 많아요.”

산채마을 한 편 아궁이에는 장작이 타고 있다. 아궁이 속에는 땅콩과 옥수수가 구수한 냄새를 풍기며 익고 있다. 난생 처음 이런 모습을 보는 은지는 마냥 신기하다. 산채마을이 있는 삽교리 박병원 이장이 코뚜레 만들기 시범을 보였다. 아궁이에 잘 구부러지는 다래나무를 넣고 어느 정도 지난 다음 발로 나무를 구부려 동그랗게 감았다.

“횡성은 한우로 유명해요. 예부터 소는 부의 상징이었는데, 코뚜레로 소를 끌기 때문에 재물이 들어오라는 의미에서 코뚜레를 집안에 걸어놓는 거죠.” 박 이장의 설명에 조씨와 권영주(29)씨는 “두 개 만들어 가자”며 욕심을 냈다.

전국 1500여 곳에서 농어촌체험 할 수 있어

농어촌체험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농촌을 체험하기 위해 관광하는 애그리투어리즘(agritourism)이란 말까지 나왔다. 산채마을 김학석 대표는 “도시생활을 하는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우리나라 농어촌을 경험하려고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산채마을의 경우 동물 발자국 관찰, 얼음 썰매 등 어린이 프로그램이 많아 자녀가 있는 가족이 많이 찾는 편이다. 복조리·설피·코뚜레를 만들며 선조들의 자연친화적 삶도 배울 수 있다. 주민 30여 명이 운영과 프로그램을 직접 진행한다. 김 대표는 “농어촌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전국적으로 1500여 곳에 이른다”며 “그러나 체험 마을 단지를 이룬 곳은 많지 않고, 운영 프로그램도 각각 달라 비교를 한 후 선택할 것”을 당부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촬영지인 충남 아산의 외암민속마을은 예안이씨 집성촌으로 전통 가옥과 고택, 초가돌담 등이 잘 보전돼 있다. 여기서는 쥐불놀이, 제기차기, 모형곤충 만들기, 조청한과·두부 만들기 등이 진행된다. 전남 나주 ‘이슬촌마을’은 EM 미생물 농법으로 흙을 살리고 생태를 보존하기 위한 친환경 무농약의 고품질 쌀 생산과 채소·과일 등을 재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프로그램으로 EM 퇴비 만들기, 가마솥 밥짓기, 인절미 만들기, 들깨 기름 짜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경북 영주의 ‘선비촌’은 선비정신과 전통문화를 재조명하기 위해 영주 일대 고가 열두 채를 원형대로 재현한 마을이다. 선비의 생활상을 이해하는 오감체험형 전시와 참여형 이벤트가 마련돼 있다. 특히 선비촌 유교문화학교는 아이들에게 올바른 예절교육을 시키기에 적합하다.

농어촌마을 체험 프로그램은 개인과 단체 신청자에 따라 내용이 다르다. 신청 전 체험을 할 것인지, 교육용인지를 감안해 프로그램을 확인해야 한다. 자세한 정보는 웰촌포털(www. welchon.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독자 가족을 체험마을로 초대합니다

열려라 공부가 독자 여러분에게 무료 체험여행의 기회를 드립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추천한 대표적인 체험마을 중 ‘산채마을(강원도 횡성)’에 열 가족(4인 기준)을 초대합니다. 중앙일보 고객 멤버십 JJ라이프(jjlife.joins.com)에서 응모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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