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설

미디어 산업 ‘빅뱅’에 기대한다

중앙일보

입력 2011.01.01 00:22

지면보기

종합 30면

‘미디어 빅뱅’의 원년(元年)이 시작됐다. 대한민국 미디어 산업계가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벗어날 절호의 기회다. 어제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신규 종합편성·보도전문 채널사업자들이 빅뱅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종편 4개사, 보도 1개사로 확정된 새 방송사들은 창의적이고 다양한 콘텐트로 시청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공익성·공정성 등 사회적 책임 구현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업자 간 선의의 경쟁이 우리 미디어 산업의 수준을 한 차원 높여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활발한 해외시장 진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신규 사업자 선정 과정은 대체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된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방통위가 선정에 앞서 천명한 방송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콘텐트 시장 활성화, 방송 다양성 확대, 미디어 융합 대응 등 4가지 정책목표는 미디어 산업의 장래를 생각하면 누구도 시비를 걸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정치적·이념적 이해를 앞세운 일각의 반발로 진통을 겪었다. 미디어법 개정을 두고도 두 차례나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거쳐야 했다.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당초 정부 약속대로 연내 사업자 선정이 이루어진 것은 나라 전체를 위해 다행이다.

 새로운 방송들이 시장에 참여함으로써 창출되는 혜택과 이익은 일차적으로 시청자와 전 국민의 몫이다. 당장 채널 선택권과 방송 다양성이 대폭 확대된다. 고품질 콘텐트 경쟁이 벌어지면서 외주 제작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다. 뉴미디어·방송기기·광고 등 관련산업도 일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우리는 특히 시청 점유율, 광고시장 점유율 등에서 절대적인 기득권을 행사하고 있는 지상파 독과점 체제를 해소하는 데 새 방송사들이 기여해주길 당부한다. 방만한 경영, 이념 편향, ‘노영(勞營)방송’ 논란 등 지상파 독과점의 폐해는 그동안 수도 없이 지적돼 왔다. 정부도 새 방송사들이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거대 지상파들과 균형을 이루는 과정에서 제도적 뒷받침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미디어 빅뱅의 진정한 의미는 글로벌 경쟁력에서 찾아야 한다. 국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품질을 인정받은 콘텐트들이 해외 시장에 속속 진출해 국부(國富)를 살찌우고 글로벌 문화강국의 자부심으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해 현지화한 맞춤형 콘텐트들로 지구촌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사업자 선정이 단순히 기존 방송과 비슷한 채널 몇 개가 더 생기는 차원에 머무른다면 대한민국 미디어 산업은 미래가 없다. 새 사업자들이 비상한 각오로 임해주길 기대한다.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