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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미국인에게 한국 물어보니…

미주중앙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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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민주주의 국가였어요? 한국 국민은 대부분이 '불교'를 믿지 않나요?'

이는 보통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한국의 이미지였다.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CCGA)'가 올해 미국인 2717명을 상대로 한·미관계에 대한 조사 통해 나타난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40%는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또 응답자의 50%는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종교로 불교를 꼽았다.

이같은 무지 또는 무관심은 한·미간의 외교 및 통상 문제를 푸는데 있어서도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에게 7번째로 큰 교역국이다. 하지만 같은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3명중 2명은 한국이 미국의 10대 교역국에 든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한미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돼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미국인들은 찬성이 45%, 반대가 51%로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았다.

이는 FTA를 통해 일자리를 잃는다는 두려움이 크기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로레타 산체스 의원(민주) 등이 한미 FTA에 찬성의견을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유무역(Free trade) 협정이 아닌 공정한 무역(Fair Trade)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는 것도 한국에 대한 낙후된 이미지를 벗어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들을 살펴보면 중국과의 FTA체결은 긍정이 37%인데 반해, 일본과의 FTA는 긍정이 52%나 됐다.

조사를 진행한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보고서에서 "많은 미국인들이 6·25전쟁이나 인기 드라마 매쉬(MASH)의 재방송 속에 그려진 1950대 한국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차 교수는 그러나 "하지만 미국인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단단한 지식을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CCGA의 설문기간 동안 한국의 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은 한국인들의 미국에 대한 태도를 조사했다. 두 연구자료를 통해 '한국인이 보는 미국과 미국인이 보는 한국'의 시각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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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미국인: 장기 주둔해야 62%… 이라크보다 높아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주한미군이 한국에 장기 주둔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한국의 미군 기지를 장기적으로 운영하는데 찬성하는 비율은 62%로 일본(50%), 독일(52%)은 물론 전쟁을 치렀던 아프가니스탄(52%), 이라크(50%) 보다도 지지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남,북한 통일 후 주한미군의 주둔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응답자의 43%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군을 한국에 주둔시켜야 한다고 답한 반면 37%는 군대를 철수 시킨 후 한미 동맹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14%는 동맹관계를 끝내고 주한미군을 철수시켜야 한다고 응답했다.

한국인: 한국군만으로 전쟁 억제력 없어

한국인들 역시 주한미군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들을 상대로 한 설문에서 '한국군 만으로 북한의 전쟁을 억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전쟁 억제력이 있다'는 의견은 76%로 '억제할 수 있다'는 의견(25%)보다 많았다. 한국이 북한을 상대로 독자적인 전쟁을 치룰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77%에 달했다.

반면 독자적으로 전쟁을 치를수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3%에 불과했다.

◇북핵 문제

미국인: 핵 중단협상이 최우선

대북정책과 관련해 미국인들은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는 것이 북한정권의 붕괴나 북한 체제의 안정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북핵문제와 관련해 미국인들은 '분단이 계속되고 북한 정권을 수용하더라도 북한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한 협상을 해야한다'(50%)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한반도의 불안과 핵확산이 되더라도 북한 정권을 교체하는데 노력해야 한다(19%)와 북한의 현정권과 북핵 능력을 수용하더라도 한반도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18%)는 의견이 많았다.

한국인: 남북 경제교류 강화해야

북핵문제를 풀기위한 방법으로 한국인들은 남북 경제교류 강화를 가장 선호했다.응답자의 42%가 경제교류를 택했으며 지속적인 경제 제재는 36%, 미국이 북한의 생존을 보증(13%), 지속적인 군사적인 압력(9%)이 뒤를 이었다. 북한 핵 개발에 대해 한국 응답자들은 대부분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17%가 '매우 위협을 느낀다' 58%는 '위협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21%)와 전혀 위협이 안된다(4%)는 소수에 불과했다.

'북핵으로 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할까'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닐 것 같다(45%)와 그럴 것 같다(43%)로 의견이 양분됐다. 반면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해야하나는 질문엔 그렇다(43%)가 아니다(43%)보다 많았다.

◇한반도 분쟁

미국인: 미군 단독 참전 반대

천안함, 연평도 사태와 같이 한국이 북한에 공격을 받았을 경우 미국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를 묻는 질문에 미국인들은 '미군이 참전해야 한다'는 반대가 56%로 찬성(40%)보다 많았다. 질문을 바꿔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UN의 일원으로 미군이 참여해야 한다에는 찬성이 61%로 높아졌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이같은 미국인들의 반응은 한미간 상호 방위조약과 상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27%만이 미국이 한국과 협력해 북한을 벌줘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67%는 북한을 비난해야 하지만 이는 남북간 분쟁으로 봐야한다고 생각했다. 연구자들은 남북문제가 더욱 악화될 경우 미국은 여론을 설득할 수 있는 합당한 이유들을 찾아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인: 전쟁 일어나지 않을 것 60%넘어

절반 이상의 한국인들이 남북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남북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60%,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은 40%로 나타났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답한 이유로는 북한 경제가 전쟁 수행하기에 너무 약해서(42%), 미국이 참전할 것이라(32%), 한국군의 방어능력을 두려워해서(12%) 순으로 많았다. 반면 전쟁이 일어날 것 같다고 답한 이유로는 북한 현 체제 유지(43%), 북한이 무력통일을 원해서(24%), 북한을 향한 MB정부의 강경책때문(17%)으로 나타났다.

한편 '남북간 전쟁이 일어난다면 북한을 위해 중국이 개입할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그렇다(60%)라는 응답자가 아니다(40%)보다 많았다.

LA중앙일보=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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