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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5%, 물가 3%로 … 내년은 두 토끼 잡는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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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명박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1년도 업무보고 종합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내년 서민물가를 잘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관진 국방부 장관, 현인택 통일부 장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김황식 국무총리, 이 대통령,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이귀남 법무부 장관. [청와대 제공]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내년에 5% 경제성장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3%로 물가(상승률을 잡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모든 부처 장·차관이 참석한 ‘2011년도 업무보고 종합토론회’에서다. 이 대통령은 “올해 소비자 물가는 2.9%로 예년보다 안정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감물가가 높았다. (내년에) 3%라는 수치도 중요하지만 내용적으로 서민물가를 잘 챙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년에 경제성장과 물가상승 억제, 두 목표를 이루는 해로 만들겠다는 의미다.

 특히 청와대는 장·차관들에게 실시한 국정운영방향 브리핑에서 내년을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해’라고 규정지었다. 내년은 신묘년, 토끼의 해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서로 상충되는 두 가지 목표들을 나열했다. 5% 경제성장과 3% 물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경계와 공정사회 실현, 청년실업 해소와 고령화 대비,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와 투기자본 규제, 일자리 창출효과를 위한 일과 여가의 조화 등이다.

 장·차관들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기조발제를 들은 뒤 ‘5% 성장과 3% 물가’라는 주제로 토론을 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각 부처가 내년도 물가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한 예로 교육과학기술부는 “대학 등록금 인상 억제를 위해 대학 총장단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토론회에는 김황식 국무총리를 포함해 장·차관(급), 청와대 참모진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토론 주제는 ‘FTA와 국가발전 및 효과 극대화 방안’ ‘서비스 산업 활성화 방안’ 등이었다.

 이 대통령은 토론을 모두 들은 뒤 FTA와 관련, “FTA를 이용한 경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관세청 등 관련 부처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서비스업 활성화에 대해선 “서비스도 산업적 관점에서 접근해야지 이념적이나 정치적 시각으로 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토론 중 의료산업 민영화와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청와대는 한국정당학회장인 장훈(중앙대 정치외교학) 교수를 초청해 ‘2011년 성공적 국정운영을 위한 제언’이라는 특강도 들었다. 장 교수는 “역사는 많은 것을 기억하지 않는다. 이 대통령은 내년에 ‘공정사회 정착’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한국 대통령도 휴가 즐기는 때 올 것”=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우연히 자료를 보니까 여러 나라 정상들은 (연말)휴가를 갔더라”고 말했다. 그런 뒤 “나만 업무보고를 받는다고 새벽부터 밤 10시까지 연말을 보내고 있어 참 ‘불공정한 사회’다”라고 농담 섞인 하소연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부터 하루 3개 부처씩 새해 업무보고를 받아왔다. 통합보고를 했던 예년과 달리 부처마다 2~3시간씩 보고를 하는 방식을 택해 이 대통령은 하루 6~7시간씩 ‘마라톤 보고’를 소화해야 했다. 그래선지 이 대통령은 이날 장관들에게 “여러분은 후련하시죠? 저는 힘들었습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방에 계신 분들이 힘들게 일하면 국민은 편하다. 5~10년 뒤에는 세계 정상들과 똑같이 한국 대통령도 (연말에) 휴가를 가 있고, 장관들도 그렇게 휴가를 즐기는 때가 올 것”이라고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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