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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부자감세로 성공한 나라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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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새로운 자본주의와 한국 경제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27일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 초청으로 국회에서 강연을 했다. ‘새로운 자본주의와 한국 경제의 미래’라는 제목의 이번 강연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 동의안의 국회 처리를 앞두고 반(反)신자유주의 경제학자인 장 교수를 불렀다는 점 때문에 화제가 됐다.

 베스트셀러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저자인 장 교수는 정 최고위원과 기이한 인연이 있다. 2000년 총선 당시 현역 의원인 아버지 장재식 의원과 정 최고위원은 서울 서대문을 지역구에서 맞붙었다. 승자는 장재식 전의원. 반면 장 교수(82학번)와 정 최고위원(76학번)은 서울대 상대 선후배 사이다. 둘의 인연은 2년 전 정 최고위원이 “아버지를 무척 괴롭혔던 사람”이라며 e-메일로 토론회 초청을 하면서 시작됐다.

 장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미국의 자동차와 쇠고기를 무관세로 수입한다면 결국 일본 차와 호주 쇠고기에 대해선 차별을 하는 것”이라며 “미국, 유럽연합(EU)과의 FTA 등 양국 간 FTA는 진정한 자유무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자 감세’에 대해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주면 투자, 경제성장이 잘된다고 하는데 실제 성공한 예가 없다”며 “부자 감세를 적극적으로 한 나라가 미국이었지만 그 결과는 비참하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신자유주의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해 온 우리 자신을 심각하게 되돌아봐야 한다”며 “대한민국 성공의 역사를 써온 한나라당이지만 한순간에 일본의 자민당 신세로 전락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강연에는 서병수·이혜훈·차명진 등 한나라당 의원 20명과 박병석·원혜영 등 민주당 의원 5명을 포함해 의원 27명이 참석했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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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

[現] 영국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196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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