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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영어글쓰기 대회 싹쓸이 … “토론하면 저절로 다 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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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세대와 중앙일보가 주최한 IEWC 국제영어글쓰기대회에서 아산지역 한 어학원에서 토론수업을 받은 학생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초등 저학년부와 고학년부에서 5명의 학생이 출전해 이 중 4명이 대상과 금상을 싹쓸이 하는 기염을 토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들은 불과 5개월여 동안 진행된 토론수업을 통해 영어실력이 급상승했다는 사실이다. 토론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노바어학원을 찾아가 수상한(?) 학생들을 만나봤다.

글=장찬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Peter Song 노바어학원 교사(왼쪽)가 영어토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영주, 손찬호, 손지윤, 유시환 학생. [조영회 기자]

노바어학원 토론수업을 받은 학생 중 이번 대회에 나가 수상한 학생은 총 4명이다. 이중 이영주(11·풍기초 4)양이 초등 저학년부 충남지역 대상을 차지했고 손지윤(11·온양온천초 4)양이 금상을 받았다. 또 유시환(12·온양온천초 5)군이 초등 고학년부 충남지역 대상을, 손찬호(13·온양온천초 6)군이 금상을 거머쥐었다.

 이들 4명의 학생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노바어학원에서 모두 토론수업을 받았다. 그리고 토론수업을 받기 시작한 5개월 전 보다 훨씬 영어실력이 향상됐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노바어학원의 토론 수업이 무슨 비법이 있는지 궁금해진다.

 하지만 정작 이 학원의 토론수업을 보면 특별한 걸 발견하기 어렵다. 이날 만난 학생들의 반응도 특별할 게 없다는 반응이다. 손찬호군은 “선생님이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을 하지 않아서 좋다. 주제를 정해 토론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말도 트이고 수업이 재미있어 진다”고 말했다. 유시환군도 “선생님이 편안하게 잘 가르쳐 주어서 (수업을)잘 따라 갔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영주양과 손지윤양도 “다른 학원에도 원어민 선생님이 있었지만 토론수업은 하지 않았다. 토론수업을 하면서 학원 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많이 보게 된다. 책 읽기도 영어 실력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학원의 토론 수업은 특별한 비법이 따로 있지 않다. 학생들 수준에 맞는 토론주제를 정하고 각자 하고자 하는 주장을 쓰고, 말하고, 듣고, 평가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수업이다. 그러나 이 토론수업 자체가 학생들을 영어를 언어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가장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Peter Song 노바어학원 교사는 “영어토론은 듣기, 쓰기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영어토론수업의 핵심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내 의견을 창의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학원의 토론수업에서 원어민 교사가 하는 일은 아이들 수준에 맞는 토론 주제와 포맷을 정하는 것, 그리고 몇 가지 토론의 기술들을 가르치는 것이 전부다.

 자기주장을 확실히 펼치는 방법, 자기주장을 창의적으로 전개하는 방법, 목소리 톤과 제스처에 변화를 주면서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 남의 주장에 쉽게 설득 당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 등을 가르친다. 토론이 끝나고 나면 각자에게 전달된 과제들을 이행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도 진행되지만 이 또한 ‘단어 30개 외워오기’와는 다른 개념이다.

 이번 영어 글쓰기 대회에 나간 아이들 중 상당수가 평소 익숙하지 않은 단어의 뜻을 몰라 당황해 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평소 토론과정에서 그랬듯이 앞 뒤 문맥을 보고 유추해 그림을 묘사하는 등 발군의 실력을 보여 주었다고 한다.

 기자가 인터뷰하는 동안 아이들과 원어민 교사는 내내 영어로 말하며 서로의 의견을 교환했다. 질문을 하고 답하는 과정을 반복했고 때론 농담을 던져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웃고 떠들며 장난 같은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자기도 모르게 영어실력이 쑥~커져 버린 것이다. 영어 토론수업을 하면서 성숙해진 아이들은 소설가, 수학교수, 국문학 교수, 검사 등 다양한 장래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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