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원전사고 현장 구경 오세요

중앙일보

입력 2010.12.15 00:33

업데이트 2010.12.15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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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000년 11월에 공개된 체르노빌 원전의 중앙통제실. 사고 이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역사상 최악의 환경 참사였던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 현장이 관광지로 탈바꿈한다.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는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의 현장으로 바뀌는 것이다. 다크 투어리즘은 역사적으로 잔혹한 참사가 벌어지거나 대규모 재난·재해가 휩쓴 곳을 여행하는 것을 말한다.

◆내년에 사고 현장 공개=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부의 발표를 인용해 “체르노빌 원전 현장이 내년부터 관광객들에게 개방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구체적인 개방 시점에 대해 언급하진 않았지만 “전문가들이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안전한 관광코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1986년 4월 26일 사고 직후 반경 48㎞ 지역을 출입금지 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꾸준히 관리를 해왔다”며 “이 같은 노력이 최악의 참사 현장을 관광지로 탈바꿈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본격적인 관광사업을 위해 현장에 새로운 건축물을 건립할 계획이다. 오염물질 확산을 막기 위해 원자로를 둘러싼 건물을 세운 뒤 관광객들이 원전 내부시설을 볼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건축물은 또 관광객들이 과도한 방사능에 노출되는 것을 막고 노후 시설의 안전성을 높여준다.

◆원전 주변은 이미 관광지로 변신=체르노빌 원전 주변 지대는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사고 발생 이후 수십 년이 흘러 방사능 누출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체르노빌 관광 상품은 2002년 첫선을 보였다. 반핵을 외치는 환경 운동가들에겐 성지(聖地)와 같은 곳이다.

최익재 기자

◆다크 투어리즘=우리 말로는 ‘역사 교훈 여행’으로 풀이된다. 블랙(Black) 투어리즘 또는 그리프(Grief) 투어리즘이라고도 불린다. 대표적인 곳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이 학살당한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비롯해 9·11 테러가 발생한 미국 뉴욕의 월드 트레이드센터 부지를 일컫는 그라운드 제로, 원폭 피해 유적지인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관, 200만 명이 학살된 캄보디아의 킬링 필드 등이다. 한국엔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거제 포로수용소, 제주 4·3 평화공원 등이 있다.

체르노빌 사고는

▶ 발생 일시 : 1986년 4월 26일 소련 우크라이나 공화국 체르노빌 원자로 4기 중 4호기 폭발.

▶ 원인 : 사고 직후엔 직원의 조작 실수로 알려졌다가 후에 원자로 설계 결함으로 드러남.

▶ 피해 : 방사능 직접 피폭 사망자 56명, 피폭으로 인한 암 발생 사망자 4000명, 피폭자 800만 명 추정.

▶ 사후 처리 : 사고 원자로 콘크리트 밀봉, 인근 주민 37만 명 이주, 86~90년 60만 명 투입 복구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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