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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핵무기 공개 뒤 하야하려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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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청와대 출입기자와 4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하순봉(68·사진) 경남일보 회장이 7일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81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핵무기를 공개한 뒤 전격 하야할 생각이었다”고 주장했다. 하 회장은 이날 출간된 자서전 『하순봉 회고록, 나는 지금 동 트는 새벽에 서 있다』에서 박 전 대통령부터 이명박 대통령까지 전·현직 대통령들을 중심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각종 비화를 소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박 전 대통령과 핵무기 개발 부분이다. 하 회장은 자서전에서 박 전 대통령이 72년 초 당시 김정렴 비서실장과 오원철 경제수석을 집무실로 불러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핵무기가 필요하다. 기술을 확보하라”고 긴밀히 지시했고 70년대 말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는 거의 완성 단계까지 진행됐다고 밝혔다. 하 회장은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이 79년 1월 1일 청와대 공보비서관을 지낸 선우연 의원을 부산으로 불러 “나 혼자 결정한 비밀사항인데, 2년 뒤 81년 10월에 그만둘 생각이야. 10월 1일 국군의 날 기념식 때 핵무기를 내외에 공개한 뒤 그 자리에서 하야 성명을 낼 거야. 그러면 김일성도 남침을 못할 거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이 후계자로 김종필씨를 꼽고 있었다고 적었다. 박 전 대통령이 평소 술자리 등에서 “밉고 곱고 따질 게 있느냐. 내 뒤를 이을 사람은 세상이 추측하는 그대로다”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썼다. 하 회장은 이와 함께 자신이 노신영 전 총리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꿈을 품었다는 점과 한나라당 이회창(현 자유선진당 대표) 전 총재가 대선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상황에 대한 회한을 책에 담았다. 그는 이 전 총재가 대선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를 “지금까지 한국 정치의 흐름을 좌우해 온 지역주의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하 회장은 청와대 출입기자 시절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던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에 대해 “누가 뭐래도 차기의 유력한 대권 후보”라면서도 “ 원칙·소신도 좋지만 최선을 따르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면 차선이나 삼선을 택할 줄 아는 지혜와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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