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정체성 조사] 한국 저소득층 7.4%로 1위

중앙일보

입력 2005.03.16 07:18

업데이트 2006.04.29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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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아프거나 생활이 어려울 때 손을 내밀 데가 없다면 더 아프거나 우울해질 것이다.

우리나라 저소득층은 미국이나 일본.호주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아플 때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이란 식구 수를 감안한 가구별 소득이 하위 25%에 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바로 위 빈곤층인 차상위계층뿐만아니라 그 위 계층도 포함된다.

2004년 한국종합사회조사(KGSS)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저소득층의 7.4%는 아플 때 도움을 청할 데가 없다고 답했다. 국제사회조사기구(ISSP)가 2001년 조사한 12개 나라와 비교해 우리나라가 가장 높았다.

2위는 핀란드로 3.7%였다. 호주.뉴질랜드.러시아가 핀란드보다 낮은 3%대, 미국.영국은 2%대였다. 헝가리.폴란드.스페인 등은 1%대였고 일본은 0.7%에 불과했다.

현재 정부에서 의료비를 지원받는 저소득층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그 바로 위 계층 중 희귀.난치병 환자와 12세 미만 아동 등을 합쳐 155만명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현재 건강보험료를 못내 의료 이용에 제한을 받는 사람이 건보 지역가입자의 23%에 이르다 보니 아플 때 도움을 청할 데가 없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것이다.

저소득층의 고충 가운데 돈을 빌리는 문제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돈을 빌릴 데가 없다는 저소득층은 16.4%로 우리나라 국민 전체 7%에 비해 저소득층이 2.3배나 높다. 12개국의 저소득층과 비교해 우리는 여섯 번째를 차지했다. 헝가리가 26.9%로 가장 높았고 영국.러시아.폴란드.칠레 등도 우리보다 높았다. 낮은 데는 스페인(4.1%), 핀란드(6.7%), 일본(7.6%) 등이었다.

우울할 때 이야기할 상대가 없는 저소득층의 비율(8.8%)도 우리나라가 가장 높았다. 우리 다음으로 헝가리(8%), 영국(7.8%), 호주(7.7%) 등이 뒤를 이었다. 필리핀은 3.3%, 일본 4.1%, 스페인 4.7%로 우리의 절반 정도였다.

이번 조사에서 전 국민을 상대로 조사한 세 가지 분야의 안전망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크게 차이가 없었지만 저소득층의 안전망은 상대적으로 구멍이 크게 뚫려 있음을 확인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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