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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Start] "우리도 과외 선생님이 생겼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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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 대교의 "눈높이 교사" 김명씨가 경기도 군포시 "위 스타트 마을" 아이들과 수학 문제를 풀고 있다. 김태성 기자

"화요일이 너무 기다려져요. 선생님과 함께 수학문제 푸는 게 정말 재미있거든요."

유난히 수학을 싫어했던 초등학교 5학년 민선이(11.가명)가 달라졌다. 수학 실력이 반에서 하위권을 맴돌던 민선이가 요즘 공부에 맛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부터 매주 화요일 '눈높이 선생님'에게 과외 지도를 받으면서다. 미싱 보조일을 하는 홀어머니와 반지하 단칸 셋방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민선이는 그동안 과외라곤 받아본 적이 없다. 수학을 못하지만 과외를 받을 엄두를 낼 수 없었다. 그런 민선이에게 교육기업인 ㈜대교가 무료 지원에 나섰다.

민선이는 "나도 이제 과외 선생님이 생겼으니 열심히 공부해 '수학짱'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교 안양본부 소속 눈높이 교사 5명은 지난달부터 군포 'We Start(위 스타트)' 마을 어린이 15명에게 방과 후 수학 지도를 해주고 있다. 7명은 산본1동 문화교회에 있는 공부방에서, 나머지 8명은 자기 집에서 과외 공부를 한다. 과외 비용은 눈높이 교사들이 매달 급여에서 일정액을 떼어 마련한 기금으로 충당한다. 1년에 적어도 540만원이 든다.

안양본부는 또 직원 500여 명을 대상으로 아동 도서와 교육 교재 등을 모아 조만간 군포마을에 전달할 예정이다.

대교 관계자는 "저소득층에 대한 봉사활동을 펼치는 '눈높이 사랑봉사단'을 운영해 오다가 최근 위 스타트 마을 소식을 듣고 우리 이웃 아이들은 우리가 돌봐야 한다는 취지에서 교육 지원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회원이 1만500여 명에 이르는 눈높이 사랑봉사단은 매년 3억1000여만원의 기금을 적립, 소외 계층 어린이.장애인.독거노인 등을 돕고 있다.

군포마을 아이 7명에게 수학을 지도하고 있는 김명씨는 "아이들의 실력이 한 학년 정도 떨어지지만 가정형편 탓에 개인지도를 받을 엄두를 못 냈다"며 "앞으로 1년 정도 집중 지도해 실력을 최소한 평균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문화교회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희숙 씨는 "처음에는 소극적이었던 아이와 부모들이 한 달여 만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대교는 다음달부터 성남 위 스타트 마을 27명과 안산 위 스타트 마을 25명의 아이에게도 수학.국어.독서 등을 무료 지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조성될 강원도 정선 함백, 속초 아바이, 철원 민북 위 스타트 마을 아이들에 대해서도 방문학습 지도를 할 계획이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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