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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아자 나눔장터] “아이들, 나눠 쓰는 법 배우게 됐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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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3단지 아파트 놀이터 앞에서 열린 ‘아파트 위아자 녹색장터’에 참여한 주민들이 물건을 사고팔고 있다. [김도훈 인턴기자]

“이건 내가 좋아하는 장난감 자동차야. 4000원만 받을게.”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 3단지 아파트 놀이터 앞. 이곳에서 열린 ‘아파트 위아자 녹색장터’에 조용정(청담초5)군이 안 쓰는 물건을 잔뜩 들고 나왔다.

 “형아, 이거 500원만 깎아주면 안 돼?”

 장난감을 손에 쥔 한우용(4)군의 애교에 조군이 두 손을 들었다. 조군은 “집 앞 게시판에서 공고를 보고 신청했다”며 “다 읽은 책과 싫증 난 장난감을 팔아 이웃도 돕고 용돈도 모아 좋다”며 웃었다. 엄성윤(35·주부)씨 가족은 이날 ‘창고 대방출’을 했다. 엄씨의 옷과 가방, 남편의 골프채, 아이들의 장난감과 학용품이 창고에서 나와 햇빛을 봤다. ‘골프채 1만원’, ‘축구공 500원’ 등 물건에 가격표를 붙였다. 엄씨는 “집 가까이에서 이런 장터가 자주 열리면 아이들에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윤(7)군은 “엄마, 아빠와 상의해서 가격을 정했다”며 “오늘 번 돈의 절반은 기부하고, 절반은 내 통장에 넣을 것”이라며 싱글벙글했다.

 압구정동 녹색장터에 참여한 팀은 24개. 낮 12시부터 다섯 시간 동안 장터를 오간 주민은 500여 명이다. 물건 판매자가 수익금의 절반을 내놓아 78만5000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아파트 72동 대표 김대철(54·중소기업 대표)씨는 “주민끼리 교류가 잦지 않은 동네에서 이렇게 호응이 좋을지 몰랐다”며 웃었다. 장터 옆 놀이터에서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나만의 티셔츠 만들기’ 행사가 진행됐고, ‘어린이 무료 경제교실’도 열렸다. 16일에는 서울 은평구 상림마을 6단지 푸르지오아파트에서 ‘아파트 위아자 녹색장터’가 열렸다.

 조성열 위스타트(We Start) 운동본부 사업국장은 “집 앞으로 찾아온 장터 덕에 안 쓰는 물건을 이웃과 나눠 쓰고, 기부를 실천하기가 쉬워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홈페이지(http://apt.joins.com)

임주리 기자



재활용품 판매 수익 기부 … 생활 속 나눔문화 실천
아파트 위아자 녹색장터는 …

‘아파트 위아자 녹색장터’는 아파트 주민들이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재활용품을 판매하고 수익금의 50% 이상을 저소득층 아동 지원사업에 기부하는 나눔장터다. 17일 서울·부산·대전·전주에서 개최한 위아자 나눔장터를 생활 속으로 끌어들여 국민에게 생활 속 나눔문화를 확산하고 어린이들에게 경제·환경·공동체 교육체험장을 제공하는 것이 취지다.

 중앙일보가 후원하고, 아름다운가게와 위스타트운동본부가 주관하며, 해당 아파트 주민들이 장터를 연다.

 올해 상반기에 서울 화곡동 푸르지오아파트를 시작으로 압구정동 한양아파트까지 10회에 걸쳐 개최했다. 서울 성북구 종암동 삼성래미안아파트에서 30일 마지막으로 장이 열린다. 장터를 연 11개 아파트는 ‘명품 나눔 아파트’라는 현판이 붙고 그중 실적이 가장 우수한 한 곳은 연말에 별도로 시상한다.

 ◆아파트 나눔장터 개최 아파트=▶서울 화곡동 푸르지오아파트 ▶인천 삼산타운 1단지 ▶인천 삼산타운 6단지 ▶경기도 군포 무지개마을 대림e-편한세상 ▶경기도 수원 황골마을 주공 1단지와 청명마을 주공 4단지 ▶전북 익산시 어양동 엘드수목토아파트 ▶인천 연수구 송도 웰카운티 1단지 ▶서울 성북구 번동 3단지 ▶서울 은평구 진관동 상림마을 6단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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