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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리포트/한방 성형술] 가슴 주위 침 놓아 기·혈 뚫으면 유방확대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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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한방에서 대표적인 성형시술로 자흉침(刺胸鍼)을 들 수 있다. 『동의보감』 내경편에 있는 ‘탁음양도주이성형(託陰陽陶鑄而成形)’ 이론에 근거해 개발됐다. 음양의 조화를 이뤄 신체의 균형적인 발달을 도모한다는 뜻. 성장을 가로막는 기와 혈을 뚫어 ‘숨어 있는’ 가슴을 찾아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원리는 유방 주변의 기의 흐름을 원활히 함으로써 유방 및 대흉근의 기능과 구조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장기가 아닌 출산과 모유 수유 경험이 있는 여성에게도 적용이 가능할까.

 미형한의원(한주원 원장), 원광대한의대 한방재활의학교실(박태용 박사), 대전한의대 한방재활의학교실(오민석 교수)팀은 2008년 9월부터 올 3월까지 브래지어 치수 75B 미만이면서 출산과 모유 수유 경험이 있는 30, 40대 여성 환자 각 20명을 대상으로 자흉침을 10회 시술했다.

 자침 시기는 월경이 끝난 직후 첫 시술을 시작해 10~14일 뒤인 배란기에 다음 시술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측정은 최대 숨쉴 때 유두 부위를 지나는 가슴 둘레에서 유방의 아랫부분(하연)인 밑가슴 둘레를 빼는 방법으로 쟀다.

 그 결과, 유방의 크기가 30대는 시술 전 차이가 8.33㎝(가슴 둘레 80.65㎝-밑가슴 둘레 72.33㎝)에서 10회 시술 뒤 11.10㎝(81.18㎝-70.07㎝)로 늘어 평균 2.77㎝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40대는 가슴 둘레 차이가 8.28㎝에서 11.03㎝로 늘어 2.75㎝가 확대되는 효과를 얻었다.

 한주원 원장은 “자흉침은 절개나 마취 없이 침술만을 이용하는 장점이 있다”며 “2.5㎝는 한국산업규격 브래지어 한 컵 사이즈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 임상 연구 결과는 최근 대한침구학회지(27권 3호)에 발표됐다.

 최근 침으로 경락·경피를 자극해 얼굴이나 신체 성형, 주름·탈모에 응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침으로 체형을 바꾸는 것은 성형수술처럼 원하는 크기나 모양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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