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부터 한나라와 정면 승부 … 호랑이 민주당 만들 것” 손학규 선명성 포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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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가 돌아왔다. 2008년 1~7월에도 맡았던 당 대표직이지만 이번엔 의미가 남다르다. 2년3개월 전에는 대선과 총선 패배로 흔들리는 당을 추스르는 역할을 했지만 이번엔 자신이 2012년 대선에 도전할 수 있도록 당내 지지기반을 닦는 힘을 갖게 됐다. 전당대회 승리로 민주당 ‘빅3’(손학규·정동영·정세균)의 차기 대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이다.

손학규 신임대표가 3일 당선 연설을 한 뒤 신임 최고위원들과 함께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선· 천정배·정동영 최고위원, 손 대표, 정세균·이인영·조배숙 신임 최고위원. [김형수 기자]

손학규 대표의 슬로건은 “잃어버린 600만 표를 되찾아오겠다”였다. 600만 표는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가 얻은 1200만 표와 2007년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가 얻은 600만 표 차이를 말한다. 그는 전당대회 연설에서도 “손학규를 선택하면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민주당의 결연한 의지를 만천하에 선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수의 민주당 대의원들은 대중 지지도의 우세를 앞세워 집권 의지를 강조한 비호남 출신 손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향후 ‘손학규호’는 2012년의 총선과 대선 승리에 방향타를 둘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대해 각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손 대표는 한나라당 출신인 만큼 적통성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선명성을 강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당 관계자들은 말한다. 손 대표도 당선 연설에서 “바로 이 순간부터 한나라당과 정면 승부를 해야 한다”며 “호남에서 영남까지 폭 넓게 지지받는 사람을 당의 전면으로 내세워 이명박 정부와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랑이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말까지 했다.

손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진보에 중도진영이 힘을 합해야 정권을 찾아올 수 있다고 역설한 만큼 앞으로 진보 노선을 유지하면서도 중도층을 의식하는 행보를 할 걸로 예상된다.

그러나 그의 앞엔 꽃길이 놓여 있는 게 아니다. 당 체제는 이번부터 집단지도체제로 바뀐다. 단일성 지도체제 때 가능했던 대표 주도의 당 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전당대회에 앞서 “누가 대표가 되든 첫 번째 회의부터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특히 2, 3위를 차지한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의 견제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손 대표는 자신의 취약한 당내 지지기반을 강화해야 하지만 그럴 경우 당 화합을 깨뜨릴 수 있고, 견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이 녹록지 않다. 손 대표는 내년 말에는 대표에서 물러날 걸로 보인다. 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갈 사람은 대선일로부터 1년 전 시점부터는 당직을 맡지 못하도록 당헌·당규가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손 대표와의 일문일답.

-대표 당선 소감은.

“영향력 있는 지도자들이 최고위원회에 들어오게 됐으니 에너지 결집에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조화를 이룩하는 데 역할을 다하겠다.”

-집권 의지를 역설했는데 구체적 계획은.

“수권정당을 만들 채비를 1년 동안 해야 한다. 국민 생활 속에 파고들어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일이 첫째다. 구체적인 정책 개발을 통해 다가오는 복지수요를 실천해 나가는 능력을 키우겠다. 또 더 큰 민주당을 만들겠다. 진보의 제 정당과 시민사회와 연대·통합하고,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을 찍은 중도세력을 끌어안을 것이다.”

-차기 대선 주자로서 본인의 장점과 단점은 .

“지금 대선 주자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다. 수권정당으로 당을 튼튼하게 키우는 일이 과제다. 누가 대선 주자가 되느냐는 다음 문제다.” 

글=백일현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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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194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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