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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 워크숍 "실용 … 민생 …" 쏟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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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 열린우리당 임채정 의장, 정세균 원내대표(앞줄 오른쪽부터) 등 의원들이 4일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국민 속으로, 민생 속으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용철 기자

4일 오후 서울 교육문화회관서 치러진 열린우리당 의원 워크숍은 '실용'과 '민생'이란 단어로 채워졌다. 지난해 총선 직후 열린 의원 워크숍 행사장을 가득 메웠던 '개혁'이란 글자는 찾기 힘들었다. 이해찬 총리부터 "올해는 우리가 선진국이 되느냐 마느냐의 전환점"이라며 경제와 통합을 강조했다. 기조발제자로 나선 고려대 정경학부 임혁백 교수도 '실사구시'를 주문했다.

◆ 재집권 계획 제시한 이 총리=이 총리는 이날 "여당은 지금 아슬아슬한 다수당"이라며 "그러나 (의원들이) 의견 통합 과정을 잘 거치면 참여정부의 소임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2007년까지 가면 재집권할 수 있을 만큼의 국민적 평가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참여정부의 첫해는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었고 다음해도 여러 로드맵을 꾸리고 다듬는 해였다"며 "집권 3년째는 로드맵을 실행하는 본격적 집행기"라고도 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의 연찬회를 보니 내부적으로 '시대 흐름을 못 따른다' '지역적으로 고립돼 있다'는 말이 많이 나오고, 지지 기반이 30%로 집권 전망 없다고 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다"며 "이는 정부.여당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2월 임시국회 운영과 관련, "무엇보다 신행정수도 이전 후속 대책을 2월까지는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 "태종형에서 세종형으로 가야"=임혁백 교수는 여당의 당 운영 방향에 대해 "구시대의 부패.비효율.무능을 청소한 '태종(太宗)형 개혁'의 바탕 위에 혁신과 창조를 통해 포용과 통합을 달성한 '세종(世宗)형 개혁'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정부 정책평가위원장이기도 한 임 교수는 "과거 권위주의를 청산하는 소극적.부정적 개혁에서 혁신과 통합을 통해 선진한국을 창조하는 적극적 개혁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개혁하는 2년에서 창조하는 3년으로 바뀌어야 한다"고도 했다.

임 교수는 열린우리당이 현재 처한 여건도 비관적으로 진단했다. 그는 "2002년 대선과 2004년 총선에서 승리한 열린우리당은 정치적 다수가 되었으나 여전히 사회적 다수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목숨 걸고 투쟁하지 말자"=임채정 의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중국의 대표 시인인 굴원의 '어부사(漁父辭)'를 인용했다. 그는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흐리면 발을 씻는다는 구절이 있다"며 "획일적인 대응을 피하고 현실에 따라 지혜롭게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이라고 해석했다. 인사말과 기조 발제가 끝난 후 정책조정위별로 열린 분임토의 분위기도 부드러웠다. 종전 워크숍에서 벌어졌던 치열한 노선 공방은 없었다. 특히 가장 큰 이견을 보였던 보안법 등 개혁 입법에 대해서도 '무리하지 말자'는 쪽이 주류였다. 조경태 의원은 "개혁법안은 상임위에서 우선 다루되 물리적 충돌은 피하자"면서 "좀 더 세련된 국회 운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목희 의원도 "보안법은 상정해서 토론하되 처리를 고집하거나 강행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강경한 목소리도 일부 나왔다. 정청래 의원은 "직전 지도부가 개혁입법을 처리하지 못해 사퇴한 만큼 새 지도부는 개혁에 대한 입장을 더욱 분명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용호.전진배.김선하 기자<novae@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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