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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핵심 빠진 국새 중간감사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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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행정안전부가 4대 국새 제작과 관련해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공무원을 대상으로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김상인 행안부 대변인은 26일 “국새 제작 및 백서 발간 과정에서 관계 공무원이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점이 드러나 엄중 문책하겠다”며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대상, 징계 수위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서 결정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허점투성이로 드러난 국새 제작 관리·감독 업무를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한 방안도 없었다. 이에 따라 행안부가 대책마련은 뒷전인 채 여론만 의식한 발표를 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중간감사 결과에 따르면 민홍규 전 국새제작단장이 제시한 과업계획서에 금·은·구리·아연·주석 등 다섯 가지 재료를 사용해 국새를 만든다고 했지만 납품된 국새에는 주석이 빠져 있었다. 민 전 단장은 다섯 가지 금속을 사용한 것은 음양오행설에 따른 전통적 제조기법이라고 주장했으나 근거는 없다는 게 행안부 설명이다.

담당 공무원은 당시 주석이 포함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으며 2008년 2월 국새 규정을 개정하면서 국새에 주석이 포함된 것으로 기록했다. 또 제원·함량 등이 수록된 과업결과서를 받지 않았고 금이 제대로 투입됐는지도 확인하지 않았다. 여기에다 국새 홍보물과 백서를 발간할 때 전통식 가마와 현대식 가마의 사용을 놓고 이견이 있었으나 담당직원은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이재풍 의정담당관은 “국새 업무를 맡은 실무자가 여러 업무를 동시에 맡고 있어 전문성도 떨어지고 관리가 소홀했다”며 “예산이 부족해 제작 과정에 대한 감리를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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